지난해 금융실명제실시로 급격히 커졌던 개인들의 현금선호경향이 올들어
다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개인들의 경우 1만원권을 선호하고 있지만 택시기사 시장상인등
자영업자나 기업들은 5천원,1천원권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한은은 내년부터 5천원,1천원권화폐를 더 찍어내 현행 87.7%에
이르는 1만원권의 비중을 앞으로 70%선까지 낮출계획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경제부문별 화폐보유행태"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작년에는 국내에 유통되는 현금의 60%(연말기준)를
개인들이 가지고 있었으나 올들어는 그 비중이 56.6%(6월말기준)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비율은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편인데 이는 각종 결제수단
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액거래시 현금을 선호하는 성향이 아직 높음을
반영한다.

화폐보유행태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일반 직장인들의 경우 호주머니에
1인당 평균 12만원정도의 현금을 갖고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달에 평균 4.8번 금융기관에서 현금을 꺼내고 한번에 인출하는
금액은 평균 23만9천원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별로는 21세부터 30세까지는 평소에 평균 9만8천원의 현금을 갖고
있고 31세부터 40세까지는 14만1천원,41세이상은 15만1천원을 보유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특히 1만원을 많이 갖고있는데 보유현금의 91.1%를
1만원권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장인들의 71.4%는 현금자동인출기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금자동인출기이용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직장인의 호주머니돈 규모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일상적인 지출 대
비용이 49.0%,비상용도에 대비하기위해서가 51.0%로 각각 나타나
"거래적"동기뿐아니라 "예비적"동기로 현금을 보유하는 사람도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금을 가지고 있을때 이자율을 따지는 사람은 7.7%에 불과해
현금보유규모와 이자율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음을 보여줬다.

거래대금이 현금으로 지급하는 최대금액을 초과할때의 결제수단으로는
신용카드를 이용한다는 사람이 78.1%로 가장 많았고 자기앞수표등
수표이용자는 21.9%였다.

자영업자들의 경우 월평균 현금보유액은 약 3백7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특히 상거래시 거스름돈의 중요성을 반영 1천원권과 5천원권의
보유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각각 29.7%,9.9%에 이르렀다.

1만원권 보유비중은 58.3%에 그쳤다.

이들이 현금을 보유하는 주요 이유로는 일상적인 소액지출과 거래대금
지급때문이었으나 은행마감시간이후에 현금이 들어오는 것도 큰 요인
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마감시간이후 현금이 들어오는 시간은 주로 7시반이후였으나
야간금고 현금자동입출금기등이 멀리있어 거의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들중 물품대금으로 신용카드나 가계수표를 받는 업체는 각각
48.4%,41.9%에 불과해 아직 현금 선호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품대금을 가계수표로 받지 않는 이유는 부도위험과 결제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탓이고 신용카드사용을 기피하는 것은 주로 거래금액이 소액이기
때문이다.

일반기업들의 경우 업체당 하루평균 현금 인출액이 약1천2백50만원으로
조사됐다.

매출액이 크거나 종업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현금인출주기가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인출(58.3%)하거나 필요시 그때그때 인출(16.7%)하는 업체가 전체의
75.0%를 차지하고 있으나 인출주기가 1주일 이상인 기업도 8.3%에 달했다.

한편 이들 경제주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화폐보유액은 지난 6월말
현재 개인이 7조2천4백25억원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고 기업은
18.2%인 2조3천3백16억원,예금은행은 15.1%인 1조9천3백57억원,비예
금은행은 10.1%인 1조2천8백91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들 경제주체들이 보유하고있는 현금화폐가운데 1만원권의 비중은
지난 91년말 79.2%에서 올 6월말에는 87.7%로 높아졌고 5천원권은
9.9%에서 6.9%로,1천원권은 8.6%에서 7.0%로 각각 낮아졌다.

나머지 주화는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