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가 생산,고용,생활수준 등에서 내년도에도 개선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유엔의 한 보고서가 5일 밝혔다.

유럽경제위원회(ECE)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동구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계속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의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러시아의 생산이 15-16% 감소했으며 다른
부문에서도 20-30%의 후퇴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경기침체의 원인이 규제일변도의 일관성 없는 통화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옐친 정부가 인플레 진정 정책 및 농업.공업부문의
보조금을 삭감했다가 다시 정책을 바꾸는 바람에 국내 수요가 더욱 급격히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의 등록된 실업률 1.9%는 크게 축소된 것이며 실제로는 약 12%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 정부가 신뢰할 수 있고 합리적인 정책을 갖고 적극적인
경제회복에 나서야 현재의 경제적 불안정과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피폐한 러시아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자금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백60억달러의 차관제공을 제의했으나 이것이 실현
되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시장개혁이 전제되어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