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수익률 전망을 불투명하게 본 금융기관들이 매매손실을 감수하면서
채권매각에 나서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물론 매매손실을 잘 내지
않으려는 증권사와 지방투신사중 일부까지도 수익률추가하락을 우려,손실
을 내면서 채권을 팔고 있다.

수익률이 급등세를 지속한 이날도 한신증권 동방페레그린증권등에서 이미
발행됐던 보유채권 2백억원가량을 매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물로 내놔
이가운데 1백50억원가량의 매매가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계금융기관들은 손실폭이 일정폭을 넘어설 경우 자동매매하도록
하는 내부규정에 따라 매물을 출회하고 있다.

그러나 당일발행된 채권도 제대로 소화가 안되는등 이들 금융기관의 보유
채권을 매수하려는 세력이 거의 없어 나머지 기관들은 매도주문을 낼 엄두
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권업계의 채권관계자들은 "채권수익률이 이미 급등한 상태이지만 현수익
률 수준에서라도 사려는데가 있으면 팔려는 물량이 수두룩하게 쌓여있다"며
이같은 매각희망물량이 금융기관전체로는 몇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9일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은행이 보증한
3년만기 회사채가 전일보다 0.10%포인트 상승한 연14.35%의 수익률을 기록
했다.

이날 전환사채를 제외한 회사채발행물량이 79억원에 불과했는데도 매수처가
거의 없어 매물소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