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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경영인클럽(회장 이경식 전부총리)과 본사가 공동주최한 ''남북경제
협력 - 바람직한 접근방향'' 세미나가 8일 전경련회관 경제인클럽에서
열렸다.

남북 경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강봉균 경제기획원차관(남북경협공동위원회 위원장)이 ''남북경제협력 추진
정책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임동승 삼성경제연구소장(분야별 남북경제
협력 가능성)과 장치혁 고합그룹회장(남북경협과 동북아지역 개발 전략)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기조연설과 주제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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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경제협력 추진정책방향 (강봉균차관) <>

북한은 70년대 중반이후 경제가침체일로를 걷고 있으며 최근 4년간
마이너스 성장를 기록하는등 정권수립이해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해 있다.

김정일은 정권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경제난 해결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나 개방이나 개혁에는 여러가기 한계가 있다.

북한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돌파구로 삼아
서방자본을 적극 유치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서방국가와의 본격적인 경제교류에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경협은 몇가지 원칙을 갖고 추진되어야 한다.

우선 대북경협에 있어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들에게 예측가능성을 줄수 있고 북한과의 상호신뢰도 쌓을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남북경협에 있어 직교역보다는 합작투자등 자본협력을 우선 희망할
것이므로 여기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나아가 우리 정부나 기업은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화 개방화 추세에 부응
하는 것이 북한경제의 활력을 찾는 방법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이처럼 된다면 북한의 자율적인 변화와 개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남북경협을 북한경제회복과 남북한간의 상호신뢰로 연결시켜 북한의
체제붕괴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시켜 나가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라 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때 정부는 남북경협은 민간이 주체가
되어 경제논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처음단계에서는 정부가 전체차원에서 어느정도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부는 남북경협에 관한 정책수립과 제도적틀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것이며 민간기업의 활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정부는 신경제 5개년 계획상 남북경협의 순서를 3단계로 나누어 놓고 있다.

1단계는 남북교역활성화와 시범협력사업을 추진하고 교류협력확대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2단계는 직교역과 합작투자 확대, 자원공동개발, 남북합작공단설치등의
협력사업추진이다.

3단계는 남북단일 경제권을 목표로 남북한간 산업내 산업간 분업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또 전력 통신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연계개발하는 것도 포함된다.

민간기업은 이번 정부의 남북경협활성화조치에 따라 기업간 과당경쟁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결제수단 투자보장협정체결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또 간접교역을 직교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수송 통신체계를 구축할 방침
이다.

이런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면 남북협력기금등을 통해 민간경협의 위험
부담을 줄이는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끝으로 북한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 앞으로 정부와
업계 관련기관간 정보를 상호교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전문인력도 꾸준히 양성되어야 한다.

<> 분야별 남북경제협력 가능성 (임동승소장) <>

남북교역은 지난 92년 이후 연간 2억달러 수준에서 정체해 있으며 제3국을
경유하는 간접교역이 주류를 이룬다.

교역규모의 정체에도 불구, 위탁가공사업은 섬유를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는데 당분간 남북경제교류의 주요분야로 계속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시 조문사건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과 8.15경축사내용
등으로 인해 남한 정부에 대해 혐오감이 대단하며 따라서 당분간은 정치적
으로 냉각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정부는 남북간 교류에서 기업을 첨병으로 인정, 이들을 중심
으로한 교류확대를 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대기업위주로 중간에 형식적으로 제3국기업이 개입되는
형태의 경제교류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저렴한 인건비와 토지사용비 풍부한 자원 문화적유사성 지리적
인접성등으로 정치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우리로서는 가장 유리한 생산기지로
볼 수 있다.

북한도 생필품부족과 외화난 극복을 위해 경공업및 수출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경협은 대규모 경협 프로젝트추진보다는 가능한 분야(위탁가공
사업 간접교역의 직교역으로의 전환 관광사업등)의 지속적이 추진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구체적인 분야별로 보면 우선 섬유는 당장 진출이 가능한 분야로 특히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을 감안하면 전망이 상당히 밝다.

특히 북한의 임가공비는 중국의 70%수준이면서도 생산성은 중국의 1백50%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섬유분야가 북한에 진출하더라도 당분간 북한내 내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므로 생산후 국내반입이나 제3국판매가 주가 될수 밖에 없다.

반면 본격적인 대북 진출이 이루어질 경우 한국섬유산업의 부흥도 꾀해
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섬유외에도 신발 마대 낚시대등 인건비비중이 높은 경공업분야는 경제성이
충분히 있으며 식품분야의 진출도 바람직 한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식품은 중국 동북3성의 풍부하고 저렴한 축산물을 활용할 경우 상당히
가격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분야는 김정일이 투자유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다 우리의
높은 기술수준등을 감안하면 역시 북한은 최적의 투자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진출방안은 먼저 단순부품조립의 임가공 사업을 우선하면서 점차 복잡한
부품조립과 완제품 생산도 병행하는 체제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북한에 전자공단을 조성, 일괄생산체제를 갖춰 원가절감및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되면 남한은 고부가가치및 기술집약적인 전자분야에 주력, 남북한이
상호보완적인 산업체계를 갖출 가능성이 크다.

중화학공업분야는 북한내에도 대규모 중화학공업공장이 다수 있지만 설비
노후 기술부족등으로 가동율이 낮은 상태이다.

따라서 남한에서는 북한내 설비대체 기술지원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원유정제공장인 선봉의 승리화학연합기업소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중단으로 가동중단상태로 북한측은 원유 임가공을 위한 외국파트너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울산공단과의 연결을 통한 수직및 수평분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최대 제철소인 김책연합기업소도 가동율이 떨어지고 있어 투자
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남한의 포항제철과의 연계를 통한 제품차별화도
가능할 것이다.

다음 관광산업분야는 설악산과 금강산의 연계, 백두산의 중국및 북한지역
동시관광, 서울 평양동시 관광등의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수 있을 것이다.

농업분야는 단순한 기술지도보다는 협동농장단위의 합영농장을 설립,
남한기업이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수 있다.

<> 남북경협과 동북아지역 개발전략 (장치혁회장) <>

우리나라 일본 시베리아 연해주등을 포함하는 동북아 경제권은 일본이
지난 30년대에 구상한 적이 있다.

이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볼때 상호연계 개발가능성이 큰 곳으로 우리도
앞으로는 이 지역을 하나의 통합된 경제권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철도 도로 항만을 연결, 동북아대륙 한반도 일본열도를 엮어 동해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구상을 해볼만하다.

21세기에 국경없는 경제권시대에는 이같은 생각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며 우리의 세계화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북한도 최근 나진 선봉지구 개방을 내세워 부분적이나마 개방노선을 걷고
있으며 우리는 민간기업의 이 지역 진출등을 통해 동북아 개발구상을
한단계씩 현실화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이같은 통합 경제권구상은 더욱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장기구상을 위해 북한과의 경협을 착실히 늘려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한 전략 정책수립이 급선무이다.

북한과의 경협에서는 이같은 점을 인식, 주변국과의 관계를 고려 일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업계간 과당경쟁도 자체되어야 한다.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우리는 결코 약소국이 아니다.

우리정부는 이같은 동북아개발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수립하고 대비해야
한다.

우선 그 시작을 나진 선봉지역에 대한 진출로 삼아 "남북경협-동북아경제권
형성-세계화"를 이룰수 있도록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