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과 자금시장에 드리워진 통화관리에 대한 우려감이 좀처럼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채권수익률 오름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수익률이 단기에 급상승한 영향으로 상승속도는 다소 둔화되지
않을까하는 기대심리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도 당국이 통화관리지표로 삼고 있는 총통화증가율이 낮아지지
않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 5일의 총통화증가율이 평균잔액기준으로 16.9%를 기록,지난달말의
16.4%보다 높아진데 이어 10일의 총통화증가율도 별로 떨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총통화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소기업은행 주식공모청약자금이 지난7일
환불되면서 총통화수위를 높이는 역할을 했으리라는 것이다.

특히 한은이 지난7일 은행권의 지준마감시 지준을 못채운 은행에
벌칙성자금을 부과한데다 환매채(RP)매각을 통한 통화환수규모를
확대,통화관리를 우선하는 금융당국의 시각이 드러난 이후 경색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비교적 여유가 있던 자금시장도 위축되면서 단기금리도 하락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재정자금방출이 지속되고 기업은행주식공모청약대금이 제2금융권으로
환류돼 유동성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통화채배정설등으로
은행권이 지준관리에 부심하면서 시중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통화관리우려와 함께 채권수급측면에서도 불투명한 요인들이 있다.

채권시장의 매수기반인 투신사의 공사채형수익증권 수탁고가 지난8일까지
1,400억원 가량 늘고 은행신탁계정 수탁고도 3,200여억원 증가했으나
기관들이 자금을 단기로 운용 채권매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수탁고가 증가함에 따라 무보증채등 수익률 높은 채권을 중심으로
어느정도의 매수가담은 가능해 보인다.

증권사들중 일부가 지난주에 반등을 기대하면서 매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전반적으로는 보유물량이 많아 소극적인 태도가 우세하다.

공급쪽에서 이번주 회사채발행예정물량은 3,403억원어치로 지난주보다
400억원가량 증가했으나 만기상환분을 제외한 순증분을 보면 2,000억원
가량으로 지난주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금융채 가운데 산업금융채권을 중심으로 연중계획물량중 발행
되지 못한 물량이 집중적으로 발행될 가능성이 있고 특수채도 연말
자금수요로 발행이 늘어날 확률이 있다.

채권수익률의 상승추세가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편에서는 수익률이 지난해 최고치에 육박하는데
따른 제한적인 반발매수세 유입가능성과 시중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점을 들어 상승속도가 다소 조절될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