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세라믹 연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전세라믹에서 파인세라믹쪽으로 전개돼오던 세라믹 연구의 방향이
고전세라믹쪽으로 다시 선회하고 있다.

한양대 세라믹소재연구소가 이탈리아 국가과학연구위원회(CNR)산하
세라믹연구소와 함께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11일 한양대 공업센타에서
개최한 한이탈리아 세라믹소재 세미나에서 이탈리아 세라믹전문업체
SACMI의 레오나르디박사는 "최근의 전세계 세라믹연구가 고전세라믹
기술을 고도화 하는 쪽으로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전세라믹기술의 고도화에 파인세라믹 연구로 얻은 결과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게 최근의 연구동향이라고 전했다.

세라믹은 천연무기원료를 그대로 사용해 도자기 유리 시멘트등을 만드는
고전세라믹과 천연원료를 정제,고순도의 무기원료를 얻은 다음 정밀공정을
거쳐고기능성을 부여하는 파인세라믹으로 크게 대별된다.

각종 전자제품및 기계류 부품 제조에 활용되는 파인세라믹은 전자세라믹
과 구조세라믹으로 구분된다.

한양대 세라믹소재연구소의 오근호소장은 "파인세라믹의 시장이 당초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세라믹에 대한 연구력이
고전세라믹쪽으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93년 세라믹의 세계시장규모는 1조억달러로 파인세라믹은 이가운데
5%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신장율도 연간 15%로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자세라믹의 경우 수요가 많지 않은 관계로 시장이 포화돼 90년이후에는
시장이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어 관련연구가 활발치 못하다는 것이다.

구조세라믹과 관련 P.F.MSTA의 벤치니박사는 "수요는 많으나 일부제품을
제외하곤 양산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맞지 않아 시장확대가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생산되는 제품마다 물성이 달라 신뢰성이 낮은점도 시장확대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파인세라믹시장의 부진으로 이분야 연구가 활기를 잃고 있는데 반해
고전세라믹 시장은 경제발전에 따른 주거환경개선 욕구가 강하게 일면서
건설요업제품을 중심으로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있다.

위생도기의 경우 전세계 인구의30%만이 사용중이어서 앞으로 그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예상된다.

이탈리아 모데나대학의 자니니교수는 이에따라 "타일 점토제품 위생도기
등 고전세라믹으로 만드는 제품을 개선하는데 파인세라믹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가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업체인 쿡슨 매티의 셀레리박사는 실제 이같은 연구의 사례로
유리결정화 기법을 소개했다.

파인세라믹 기술인 이기법은 고전세라믹으로 만드는제품인 타일을
고급화하기 위해 유리질을 입힐때 활용된다.

이탈리아는 5백억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타일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 타일업계 대부분에 생산설비를 수출하고 있는 고전세라믹
분야의 기술강국이다.

이탈리아의 세라믹연구를 주도하는 CNR산하 세라믹연구소와 공동으로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세라믹연구에서 고전세라믹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이뤄졌다는점에서 국내에 고전세라믹연구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