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소주업체의 시장점유율을 33%이내, 2개소주업체의 시장점유율 합계를
50%이내로 끌어내리도록 한 주세법개정안은 시장판도에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정안은 국세청장으로 하여금 내년부터 오는97년까지의 3년간 시장점유율
이 규정을 넘어서는 업체에게 초과비율의 3분의 1씩을 매년 감축해 나갈
것을 명령하도록 경과 조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지난달말 현재 48%에 달해 개정안의 1차 타깃으로 꼽히게된
진로는 개정안이 그대로 실행에 옮겨질 경우 앞으로 해마다 5%의 시장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진로와 불꽃튀는 시장분할싸움을 벌여온 보해와 두산그룹의 경월도 지난달
시장점유율이 각각 9%를 기록하고 있어 판로확대 전략에 일단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자도소주제와 주정배정제가 폐지된 지난 92년이후 진로의 시장점유율은
매년 상승곡선을 그려왔고 지방소주업체들은 두산그룹에 지난해말 인수된
경월을 제외한 전업체가 마이너스행진을 면치 못해왔다.

자도소주제가 폐지되기 전인 지난 91년 진로의 시장점유율은 44.3%였으나
개정안이 실행되면 진로는 오히려 이제도 폐지전보다 무려 11.3%의시장을
내놓게 되는 셈이다.

이는 지방업체들의 점유율상승을 가져오겠지만 진로의 경영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진로의 소주 순매출은 연간 약3천억원으로 앞으로 15%의
시장을 내놓게될 경우 전체 외형의 약 30%감소를 감수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진로가 내놓을 시장을 놓고 타업체들이 벌일 실지회복 경쟁도 관심의
대상이되고 있다.

진로의 타격은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들에게 숨통을 터줄 것이나 강제적인
시장점유율 조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시 된다.

< 양승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