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어떤 분야든지 지도자라면 60~70대의 노장년층이다.

그런데 요즘 예외가 생겼다.

중국의 금융개혁이 가속화되면서 은행경영진의 평균연령이 크게 젊어지고
있는것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대은행중 하나인 중신실업은행의 행장으로 3대의
금융인인 임명돼 중국금융계를 술렁거리게 하고 있다.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산하의 중신실업은행은 임원진을 개편하면서
새로운 행장에 약관 39세의 보건중을 임명,중국 금융계의 세대교체작업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중국 은행임원들의 "연소화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 주용기부총리가
중국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행장을 경임하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부총리는 금융질서혼란 현상을 통제하고 금융에 의한 거시조절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선 내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던 것.

지난해 12월 중국최대 외환전문은행인 중국은행은 41세의 왕설빙을 행장
으로 임명함으로써 북경주재 외국금융기관들은 물론 중국 금융가 전체를
놀라게 했다.

또 그동안 중국의 기간산업건설을 담당해온 중국인민건설은행도 올해는
46세의 왕기산을 건설은행의 새로운 최고책임자로 맞아들인뒤 현재
상업은행으로의 체제전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행장뿐만 아니라 부행장의 나이도 젊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인민은행의 임원개편시 40대초반의 부행장을 등용하는
파격적 조치가 있은 후,올해 설립된 국가개발은행도 정부 차관급인
4명의 부행장가운데 2명이 대중반이다.

그밖의 은행들도 대부분 40대 부행장들이 포진,중국 은행들의 국제화와
상업은행으로의 체제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대형 은행을 이끌어가는 행장및 부행장들의 연소화현상은 중국이
현재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중 금융개혁작업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그동안의 계획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직면,은행의 역할도 기존 정부의 "공금고"역할
에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상업은행 역할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김길수 한국산업은행 북경사무소장은 "중국정부는 기존의 경영진을
가지고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대처하기 어려울것으로 판단,30,40대의
젊은 경영층에서 국제업무에 밝은 인재를 발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중국은행의 왕행장은 런던 뉴욕등 주요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제감각을 익혀온 인물로 중국에선 보기 드문 국제금융통이다.

중국은 이들 젊은 경영층들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 금융제도를
"세계화"로 이끌어 간다는 전략이다.

< 북경=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