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탑은 경주 첨성대를 모티브로 한 것입니다. 설계에 앞서 기본개념을
설정할 때 대전엑스포가 과학박람회라는 점을 감안, ''우리조상들이 과학
부문에서 남긴 유산이 무엇이냐''에서 출발했지요"

제5회 대한민국환경문화상 종합대상을 수상한 한도룡씨(61.홍익대
산업디자인과교수)는 지난67년 캐나다몬트리올박람회부터 약30년동안
60여개국에서 열린 해외박람회의 한국관설계를 도맡아온 환경디자이너.

한씨는 "과분한 상을 받아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면서 "더 일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환경캠페인이 벌어지는 시점에서 환경문화에 관심을
갖고 이같은 상을 제정.시행하고 있는 문화체육부와 한국경제신문사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탑의 하부는 화강석, 중간은 철골과 FRP, 상부는 스테인리스스틸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상부의 작업을 하는데
어려웠지요. 상단부의 금속원뿔은 미래지향성을 상징합니다"

한씨는 "조상들의 창조정신과 첨단과학기술의 이미지가 결합된 상징탑이
나타내는 것은 ''과거 선조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이어가는
한줄기빛''으로 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예산축소관계로 한빛탑에서 연출하려 했던 여러
프로젝트가 무산된 것이라고.

한씨는 또 현재 우리나라의 관문이랄 수 있는 김포와 제주공항등 여러
공항의 문화공간 조성계획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은 나라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만큼 내방객들이 좋은 첫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적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88서울올림픽 환경장식및 안내표지판 디자인 대표작가를 지낸 한씨는
독립기념관의 "비천상", 상공회의소의 1백주년기념 상징조형물등 각종
조형물을 설계했다.

한씨는 대부분의 환경조형물이 투자자들의 요구에 너무 부응하다 보니
예술성과 조형성이 배제되는 경향이 있는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 생활문화의 세계화를 도모하는데 진력할 것이라는
한씨는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디즈니랜드처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광대한 조형공간을 꾸미고 싶다"고 덧붙였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