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리맨인 C차장은 지난 몇년동안 아내에게 미안했다. 아내는 시간불문
하고 그에게 "격려"만 했다.

일요일마다 골프장으로 나가는 C부장에게 아내는 새벽 4시건 몇시건간에
가방을 챙겨주고,아침을 차려주며 현관까지 나와 "잘 치고 오세요"를
했다.

보기플레이어인 C차장이 80대스코어라도 내고 오는 날이면 그날은
동네잔치가 벌어졌다.

아내가 옆집사람들을 불러 C부장의 그날 골프를 축하하는 셈이다.

"이렇게 착한 아내가 있는데 나는 허구헌날 90대니 참 미안하구나"

이런 생각의 C차장이 드디어 12월의 어느 일요일 81타를 쳤다.

그것도 마지막홀에서 극적으로 "2m버디"를 넣어 이룩한 쾌거였다.

70대도 아닌 81타라는 싱글핸디캡스코어.그 스코어가 C차장은 무척이나
소중히 생각됐다.

주말골퍼의 70대스코어는 솔직히 어렵다고 볼때 그가 아내와 함께 만든
81타는 금년골프의 가장 의미깊은 "결산"이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