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신사동의 본사에 전화를 하면 좀처럼 그를 찾을수없다.
고사장은 세계화시대를 맞아 지구촌 곳곳을 자신의 앞마당처럼 쓰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에 현지공장을 설립, 생산기지를 갖고 있으며 한국
이탈리아 미국에 판매법인도 소유하고 있다.
유럽 동남아등 세계 26개지역에도 현지판매망과 연결, 거점을 마련해 두고
있다.
동우아이엠에스가 생산하는 아이템은 중소기업이 손대기 어려운 3차원
측정기다.
우리나라에선 그동안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국내에는 이회사를 포함, 2개사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해외수출을
하는 것은 동우뿐이다.
3차원측정기는 미국 일본 이탈리아등 3-4개국만이 생산가능한 하이테크
제품이다.
컴퓨터 제어기술을 응용, 첨단제품이나 정밀부품의 정확한 좌표를 측정하는
제품으로 품질관리에 필수적이다.
고사장은 지난 92년초 겁없이 3차원측정기시장에 뛰어들었다.
그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 돈을 벌기 위한 욕심보다는 자신이 연구한 분야를
현실과 접목해 보겠다는 집념에서였다.
당시 그의 나이 35세였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뒤 미위스콘신대학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고
귀국, 산업연구원(KIE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책상머리에 앉아 머리만 쓰는 것보다는 연구한 것을
현실에 적용하고 싶어졌습니다. 국내에 없던 신제품이라 무모하고 위험도
따랐지만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 과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고사장의 박사논문은 "국제간 첨단산업에서의 R&D경쟁".
후진국들이 첨단기술 경쟁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자체기술
개발이나 선진국과의 제휴를 통한 기술도입보다는 선진기업 인수를 통한
기술이전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다는 것이 논문내용이다.
그가 낯선 영국에 진출, 현지공장을 설립한 것도 바로 그의 이론을 현실화
하겠다는 야심에서였다.
아이엠에스 설립에는 3백만파운드(40억원)정도의 돈이 투자됐다.
중소기업으로선 적지 않은 투자금은 관심있는 친지들의 후원으로 마련할수
있었다.
스코틀랜드 리빙스턴공장은 대지 1천평규모로 학사학위이상의 고급
엔지니어들만도 20여명이 일하고 있다.
아이엠에스는 설립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92년초 인수당시 전체직원은 22명이었으나 2년만에 65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매출은 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백%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내년엔 최소한 1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 값진 것은 한국내 판매는 20%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영국 미국등
선진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회사는 최근 이탈리아의 3차원 측정기회사를 인수, 사업을 확대했으며
한국에 생산공장을 건설,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가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을수 있는 제품을 개발, 세계최고의 측정기전문 업체로
가꾸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책상물림의 기업가로선 아직 초보수준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는
고사장은 한국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 해외시장 공략을
하기 위해선 과감한 현지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