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하루짜리 콜금리가 법정최고금리인 25%까지 오르자 은행들이
금리를 불문하고 자금구하기에 나서는등 금융기관간 자금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자금이 부족한 은행들은 은행장까지 직접나서 국민 주택은행이나
농협등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한 은행에 찾아다니며 자금지원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금융계에선 현재 은행들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콜자금 확보를 위한
"콜싸움"은 지준마감 전일인 21일오후엔 "타점확보싸움"으로 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8월초순의 지준마감을 앞두고 벌어진
은행들의 자금확보전쟁의 재연이라고까지 비유하고 있다.

금리가 이처럼 급상승한것은 22일 지준마감을 이틀 앞두고 은행들이
일시에 자금을 확보하려 나섰기때문이다.

은행들의 지준부족은 19일현재 약 3조5천억원선으로 은행들은 이틀사이에
이자금을 구해야만 한국은행으로부터 벌칙성자금인 유동성조절자금(B2)을
부과받지 않는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콜시장의 자금을 긁어 모으기위해 "금리.금액.기간"
을 묻지않는 "3불문"의 상황속에서 자금을 구하기에 나서 금리가 치솟고
있다.

최근들어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해서라도 자금을 확보하기위해 CD를
대량으로 발행했으나 대부분 은행들이 CD발행한도를 거의 채워 발행이
뜸해지면서 CD수익율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막판에 자금부족에 몰린 것은 지난달 한국통신입찰과
기업은행주식공모때 늘어난 돈이 금융기관으로 환수되지않아 15일현재
총통화(M2)증가율이 17.4%에 이르는등 전반적인 통화수위가 올라간데다
은행들이 자금을 방만하게 운용한 탓으로 평가된다.

이달들어 한국은행이 민간대출 자제를 꾸준히 요청했음에도 은행들은
가계대출은 2천2백억원가량 늘렸고 기업들에 대한 당좌대출로 보름만에
8천억원가량 늘리는등 자금을 절도있게 운용하지 못했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은행중에서는 특히 조흥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지준부족규모가 1조원
이상에 이르는등 자금막기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치솟자 한은은 은행들에 예대상계를 요청할때 약속한 2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재정투융자특별회계에서 8천억원의 재정자금이 나오는
등 1조원의 자금이 은행들에 지원됐으나 은행들의 자금부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었다.

< 육동인기자 >

<>.콜금리가 법정이자 최고한도인 연25%까지 치솟은 이날 은행과
투자금융회사들은 기업여유자금을 서로 끌어들이려는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투자금융회사들은 거래기업에게 여유자금을 은행에서 인출해 투금사에
빌려줄 것을 요청한 반면 은행들은 기업에 대한 당좌대출금지로 맞섰다.

정부가 자금을 추가로 풀지않는한 은행이나 투자금융회사중 한쪽에서
사실상의 부도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로 한푼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투자금융회사들은 이날 거래기업에 전화를 걸어 "은행당좌대출을
일으켜 자금을 가져오면 연20%이상의 금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회사별로 3천억~4천억원정도의 자금부족을 겪고있는 투금사들은
시중자금이 말라 이날 돌아오는 어음과 당좌수표를 도저히 막을수
없는 상황이었다.

투금사들은 상환이 돌아오는 자금을 못막을 경우 다음날 결제되는
타점수표나 어음을 담보로 추가대출받는 타입대가 불가피했다.

타입대가 발생할 경우 투자금융회사들은 사실상 연50%에 가까운 금리를
부담해야할 뿐만아니라 사실상의 부도로 신용도가 떨어진다.

동양 대한 중앙투자금융등 전투금사들이 이날 타입대를 피하려고 이곳
저곳에서 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면 지준부족사태를 우려할 은행들은 각지점에 지점장 책임아래
기업의 당좌대출을 일절 중단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기업들이 재테크를 위해 당좌대출을 일으켜 금리가 높은 투금사에
빌려주는 행위를 막으라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번기회를 계기로 시중자금사정이 어려울때마다 당좌대출을
늘려 투금사들에게 빌려주는 기업의 행태를 근절시키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은행대출을 일으킨 기업자금은 투자금융회사를 거쳐 결국 금리만
높아진채 은행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당좌대출을 원천적으로
차단시켰다.

투금사의 예금유치 은행의 예금인출자제요청을 동시에 받은 기업들은
양쪽의 요구를 동시에 받아들일수 없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자금부관계자는 "투자금융회사에서 금리불문하고 예금을
받겠다는 요청이 쏟아지고있다"며 "2백억~3백억원정도의 여유자금이
있어 빌려주고싶으나 은행들의 사용억제요청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