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증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는 "자금핍박"이라는 만만찮은 덧에 걸려 속락세를 거듭하고있다.

회사채 수익율등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손발도 묶여
있다.

주가가 시중유동성의 함수라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주가는 자금이라는 물탱크에 떠있는 부표와도 같아서 자금의 수위에
따라 높낮이가 자동 조절된다고까지 말해진다.

증권분석가들은 그래서 "자금의 수위"를 판단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시중금리가 대표적인 자금의 지표임은 틀림없다.

증시 싯가총액과 총통화 증가율을 함수화해보는 노력도 의미가 있다.

고객예탁금의 추이를 분석하는 것도 주식매입 자금의 규모를 파악케
한다는데서 같은 맥락이다.

"마샬K"라는 개념은 시중의 유동성,특히 과잉유동성을 파악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일부 분석에 의하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는 마샬K지표의 유용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의 교환방정식을 응용한 이함수는 통화공급량을
명목GNP로 나눈값의 크기를 파악해 시중자금의 과잉여부를 판단하게
해준다.

말하자면 실물경제가 필요로하는 화폐량을 초과하는 과잉유동성의
크기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지표.

대우경제연구소의 시산에 따르면 11월말현재 마샬K함수는 70년대 이후의
추세선에서 크게 벗어난 상태에서 추세선을 향해 강하게 복귀하고있다.

시중의 과잉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같은
조건에서 증시가 좋을리 없다.

마샬K는 특히 지난 80년대 중반의 대세상승기와 92년 이후의 증시활황을
잘 성명해주는 것으로 평가되고있어 현재의 주가에 주는 시사성도 크다.

베어링 증권사가 개발한 유동성함수도 새겨볼만하다.

증시 싯가총액을 시중유동성으로 나눈값을 기준으로 매도,매수,보유,
위험국면으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데 이미 지난 10월말부터 한국증시에
위험신호를 보내고있는 중이다.

눈앞의 주가등락에 안타까워하기보다는 한걸음 물러서 전체 자금시장의
동향을 세밀히 관찰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