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장사는 계절을 탄다. 계절에 따라 잘되고 잘 안되는 장사가
있다. 계절별로 잘 되고 안되는 업종으로 쉽게 들수있는 예는
대중목욕탕이다.

대중목욕탕은 겨울이 성수기인 반면 여름이 비수기이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아예 목욕탕 문을 닫고 수리를 하는 경우를 흔히
볼수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성수기는 초봄과 초가을이다.

반면 늦봄에서부터 초여름까지,또 늦가을에서부터 초겨울까지는 비수기에
해당한다.

문구점은 성수기가 개학전후일것이고 탁구장같은 곳은 봄 가을이
성수기로 꼽힌다.

물론 잡화점이나 미용실처럼 계절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도
있다.

소점포 경영을 하려는 사람은 점포를 매입하려할때 입지,업종과 함께
반드시 매입시기를 고려해야한다.

업종별로 성수기와 비수기를 잘 따져본다음 해당업종이 비수기일때
점포를 매입하는게 유리하다.

이것은 두가지 점에서 그렇다.

우선 비수기에 점포를 매입하면 성수기에 비해 값이 싸다.

어떤 업종의 점포이든지 웬만큼 장사가 되는 곳이면 임대료외에
권리금이 붙어있다.

권리금은 "장사가 잘 된다는것"을 전제로 매겨지는 것이고 관행상
주고받는 돈이기때문에 액수가 유동적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수기에 점포를 매입하려할 경우 권리금을 깍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비해 비수기에는 협상의 여지가 있는게 보통이다. 비수기에 점포를
매입하면 장사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점포를 새로 샀을때 옛 점포에서 그대로 영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내외장을 다시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성수기에 점포를 매입했을 경우 내외장을 하고 물건을 새로 들여오는등
준비를 하다보면 대개 성수기가 끝난다.

점포를 매입하는데 가뜩이나 돈이 많이 들어갔는데 비수기에 개점을
하게돼 자금압박을 더 심하게 받을수밖에 없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비수기에 점포를 구해놓았다가 시간을 두고 준비를
한후 성수기로 막 들어가는 회복기에 개점하는 경우이다.

시간을 다투어 점포 문을 열어야하는 긴박한 상황이 아나라면 맘에
드는 자리와 업종을 결정했다해도 일단 한 호흡 멈추고 매입시기를
검토해 봐야한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