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업 인가와 관련된 최대쟁점은 "금융기관에 대해 할부금융을
허용할 것인가"이다.

자동차등 특정업종에 대한 할부금융허용은 특정제품에 대한 지원성격이
강하다.

반면 금융기관에 대한 할부금융 허용은 제품구별없이 전업종에 대한
할부금융으로 이어진다.

금융기관이 설립한 할부금융사들이 자동차 가전제품등 특정제품에 대한
할부금융에만 나설리 없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할부금융시대가 도래할 것인지 아니면 제한적인 형태로 실시될
것인지는 금융기관에 대한 할부금융허용여부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금융기관이 할부금융을 겨냥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한 곳은 현재 3개.

중소기업은행이 1백%출자한 기은팩토링과 동양증권등이 설립한
동양파이낸스,동서증권의 동서팩토링이 그것이다.

코오롱파이낸스 고합팩토링등은 금융기관이 설립한 회사는 아니지만
제품구별없이 할부금융을 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금융기관설립회사와
성격이 유사하다.

지난92년 자본금1백억원으로 출발한 기은팩토링은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팩터링여신이 3천6백억원에 달하고있다.

국내팩터링회사중 처음으로 설립된 이회사는 현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채권담보대출에 주력하고있으며 할부금융업진출을 검토중이다.

동양파이낸스와 동서팩토링 역시 할부금융업 참여를 추진중이다.

동양파이낸스는 12월현재 팩터링여신이 4천억원을 넘어섰다.

이회사는 할부금융업 인가기준이 나오는대로 할부금융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지난2월 설립된 동서팩토링도 팩터링여신(9백40억원)에 주력하는 한편
할부금융업 사업준비도 착실히 진행하고있다.

코오롱상사가 출자한 코오롱파이낸스는 지난87년2월 설립된 코오롱
신용판매가 이름을 바꾼 회사.

당시 신용카드사업에 참여하기위해 코오롱신판을 설립했으나 신용카드
사업허가가 나지않아 최근 할부금융쪽으로 사업방향을 바꿨다.

지난5월 설립된 고합팩토링도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한 전자업계와
주방기기분야에 대한 할부금융을 준비하고있다.

이회사는 금명간 납입자본금을 1백억원에서 2백억원으로 늘려
할부금융업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들회사는 모두 팩터링을 위주로 활발한 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게
공통점. 자동차회사에서 설립한 할부금융사들이 인가를 기다리면서
소극적인 활동을 하는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있다.

일반제조업체가 갖고있는 매출채권을 담보로 최고 자기자본의 20배까지
영업하고있다.

금융기관의 성격이 강한 팩터링회사들이다. 이들은 할부금융업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할부금융도 "금융"인데 금융기관이 배제돼서는 말이 안된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금융기관의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활용해야 할부금융의 경쟁력이
생긴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또 할부금융을 소비자금융으로만 볼수는 없다고 강조하고있다.

"할부금융회사는 매출채권을 인수하는 형태로 제조업체에 금융지원을
하게된다. 제조업체들은 신기술개발과 시설투자등에만 주력하면된다.

그동안 국내금융관행상 제조업체에 대한 직접지원은 너그러웠던 반면
유통분야에 대한 금융지원은 과소비조장이라고 터부시돼왔었다.

결국 유통자금까지 떠맡아야했던 제조업체들은 부품업체들에게 어음을
발행했고 부품업체들은 이를 사채시장등에서 할인 받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같은 고리를 끊기 위해서도 금융기관에
할부금융업을 허용해야한다"(동서증권 양호철부사장)

할부금융이 팩터링 리스등과 유사한 금융수단이라는 점도 금융기관에
할부금융을 허용해야한다는 논리적 근거가 되고있다.

할부금융 팩터링 리스등은 모두 상품거래와 관련된 자금지원업무이다.

단지 할부금융은 소비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팩터링은 판매자에게
여신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리스의 경우 소유권이 리스회사에 있고 금액이 크다는 것 말고는
할부금융과의 차이를 찾을수없다.

팩터링과 리스등이 금융기관에 허용된 이상 할부금융 역시 금융기관이
참여해야한다고 밝히고있다.

반면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해 할부금융회사설립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상태다.

아직까지 인가기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있다.

할부금융을 겨냥해 설립된 팩터링(파이낸스)회사만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일정기준만 충족시키는 회사에 대해서는 할부금융을 허용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할부금융이 특정업종에만 한정될지 아니면 금융기관의 참여로 전업종
으로 확산될수 있을 것인지는 연말이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