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에는 내년에 새 식구가 탄생한다.

영상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세째가 태어나는 것이다.

물론 첫째는 음악원이고 둘째는 연극원이다.

동생이 태어날때 보통 형들은 지금껏 받아온 사랑과 누려온 자신들의
몫을 새로 태어나는 동생과 같이 나누어야 한다는 위협(?)을 느낀다.

따라서 처음에는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 발버둥치다가 서서히 한
가족으로 서로를 감싸주고 아끼며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경우는 좀 다르다.

한국의 문화예술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다른 역할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나는 형제들인 만큼 누구보다
더 큰 격려와 사랑으로 새로운 형제의 탄생을 축하하게 된다.

개방화 국제화 시대를 맞아 체계적인 실기교육을 통해 문화 예술 영상분야
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영상원의 설립목표이다.

그리하여 우리고유의 문화적 배경과 전통에 바탕을 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영상물을 제작하여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자는 것이다.

다가올 정보사회에서는 영상산업 분야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갖게 되므로 영상을 비롯한 뉴미디어 전문인력의 배출은
그에 부응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2년전 많은 음악인의 염원속에 탄생되었던 음악원.

우리가 받았던 관심만큼이나 영상원을 향한 눈빛들이 예사롭지 않다.

온갖 종류의 영상문화로 둘러쌓여 그 영향과 혜택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요즈음, 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에 목말라있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단비를 내려 줄 그런 자랑스런 형제가 될것을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