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는 수요와 공급법칙이 작용한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그반대면 값이 떨어진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돈의 값인 금리는 돈(통화)이 많이 풀리면 떨어지고 돈줄을 죄면 올라간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돈이 많이 풀렸는데도 금리가 오르는가 하면 통화를 죄는동안에도 금리는
안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지난 8월중 총통화(M2)가 8,300억원이 공급됐을때 실세금리의
대표격인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연13.27%였으나 4조500억원이나
공급된 9월엔 13.7%로 오히려 더 올라갔다.

이렇게 "법칙"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

그건 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금리는 돈의 많고 적음 뿐만아니라 기대수익률이나 돈을 떼일 위험및
금융시장 발전정도등에도 크게 좌우된다.

우선 금리는 같은 양의 돈으로 수익을 얼마만큼 올릴수 있나를 나타내는
기대수익률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선진국보다는 발전가능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의 금리가 높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선진국 성장률은 2~3%에 그치고 개발도상국은 8~10%에 달하는만큼 성장률
(기대수익률)차만큼의 금리차는 있게 마련이라는 얘기다.

위험성도 금리결정요인중의 하나다.

통상 제도금융권보다 사채시장의 금리가 높은 것은 사채시장에선 돈을
떼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줄때 떼일 가능성을 감안해 보다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발전여부도 금리를 결정하는데 빼놓을수 없다.

금융시장이 발전된 나라의 경우 돈의 흐름에 막힘이 없어 금융시장간에
금리차가 나면 금세 돈의 과부족이 해결되고 금리차도 없어지게 된다.

반면 시장간장벽이 있는 경우엔 은행금리는 낮은데 2금융권금리는 높은
금리이중구조가 나타날수 있으며 이는 시장전체의 금리상승압력으로 작용
하기도 한다.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돈줄을 푸는 것외에 금융시장을 발전시키고
금융위험을 줄이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