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의 밑거름이 되는 단체표준이 매우 미흡,KS(한국산업규격)제정에어
려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공업진흥청에따르면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산업제품의 품질경쟁력을
제고하기위해 민간단체의 표준화 활동이 절실하나 민간단체표준이 매우 적어
국가표준 제정에 걸림돌이 되고있다.

미국의 경우 5백80여개 단체에서 10만종의 규격을,일본의 경우 2백여단체
에서 5천여종의 규격을 보유하고있으나 우리나라는 겨우 46개 단체에서6백
40여종의 단체표준을 제정하고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협회(SAE) 규격은 그대로 국가규격으로 채택되고 ASTM
(재료시험협회)와 UL(보험학회)규격을 준수하는 제품에 부여하는 마크는 소
비자들에게 큰 신뢰성을 주고있다.

일본은 산업단체 학회등에서 국가규격 초안을 작성할 정도로 단체표준화
활동이 왕성하고 JEM(전기공업협회)와 JASO(자동차기술회)규격은 일본국가
규격보다도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공업국의 경우 일찌기 지난 1900년대초부너 개별기업의 사내표준을
기초로하여 단체표준 활동이 추진되어 표준화가 사내표준를 밑바탕으로
단체표준이 제정되고 또 이를 근거로 국가표준이 정해지는 단계로 진행되어
왔다.

반면 우리나라는 산업발달이 낙후되어 자율적인 민간표준화 활동이 전개
되지못하고 지난 61년 공업표준화법 제정을 계기로 정부 주도하에 국가표준
을 제정 보급하고 각 개별기업이 사내표준으로 이를 도입토록 함으로써 표
준화의추진이 선진국과는 달리 역으로 진행되어왔다.

표준화의 진행이 역으로 됨에따라 그부작용으로 우리나라는 국가표준의
토대가 되는 민간단체의 표준 미흡으로 물류 환경 건자재 서비스 정보등 다
방면에서 표준을 정해야할 영역이 확대되고있음에도 국가표준제정이 제대로
되지않는 상황이다.

국가표준의 바탕이 되어야할 민간단체 표준 제정이 미흡한 것은 민간기업
연구소 정부등 사회 전반적으로 표준화에대한 인식이 부족하기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또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서는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합의하여 정부승인
없이단체표준을 정하고있으나 우리나라는 공진청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제약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표준화의 도입이 선진국과는 달리 국가표준으로부터 진행되어
옴에따라 민간의 표준화 기반이 취약하고 자율적 조정기능이 미흡하여 단체
표준에대한 공신력을 불어넣고 단체표준의 중복 난립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
한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단체표준을 승인하여주는 제도를 취하고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단체표준이 절대적으로 적어 중복난립을 할 경우도 없
으르로 양적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70년대 국가표준의 양적 확대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에 기여
했듯이 단체표준도 우선 양적 확대를 위해 정부승인 제약을 풀어야된다는 주
장이 제기되고있다.

또한 단체표준을 제정한 단체는 단체표준 품목별로 검사설비와 인력 품질
인증마크와 표시규정 사업계획서등을 갖추고어 공진청에 품질인증단체지정
신청을하면 적합성 검토를 거쳐 품질인증단체로 지정을 받을수있다.

단체표준 품질인증단체로 지정을 받은 단체는 회원업체생산제품에대해
공장심사 제품검사등의 과정을 거쳐 일정기준에 합격한 공장에대해 당해공장
생산제품이 단체표준에 맞는 것임을 나타내는 품질인증 마크표시를 하도록
승인할수있고 승인공장에대해 주기적인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할수있다.

단체표준이란 동입업종의 생산자들이 단체를 구성하고 생산사 소비자 유통
업자등 관계되는 모든 사람들의 이익과 편의가 공정히 얻어지도록 제품의 성
능구조 형상 치수 절차 방법등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여 조직적으로
준수하는 것이다.

민간단체의 표준화 활동이 활성화되면 미국의 ASTM UL마크 일본의 JEM JASO
마크 제품등과 같이 국가규격(KS)제품보다 우수한 규격제품이 생산보급되게
되고 국가규격이 없는 품목에 대하여도 품질인증과 소비자불만처리가 확산되
게됨으로써 기업의 생산활동과 소비자 보호에크게 기여할수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단체표준 현황을 보면 국가표준에 규정되어있는 사항을
생산부문에 상세히 운용할수 있도록 보완한 한국농기구조합의 동력절단기의
고정칼날치수 규격과 국내에서는 필요성이 적으나 외국표준 국제표준에 준
거하여 수출지향등 특정 용도로 만든 한국공예협동조합연합회의 목공예품규
격이 있다.

또 일부 특정 수요자에게만 사용되며 국민경제 전체대애한 영향이 적은
것으로 한국가방공업협동조합의 은행통장케이스규격,한국과학기기공업협동
조합의 현미경규격이 있고 특정 대량소비자의 발주에 업계가 공동으로 대처
하기위한 공통적인 표준으로 전자공업진흥회의 어댑터용 플러그규격등이 제
정됐다.

신기술 분야에 관계되는 표준으로 기술의 진보 변화의 여지가 크거나
현시점에서는 아직 실용화의 폭이 좁고 일반화되지않은 것으로 PC용
전자트랜스규격이 있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