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는 발효유와 함께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으로 성장잠재력이 커 업체마다
신제품출시와 판촉경쟁이 치열한 특징을 갖고 있다.

임실치즈가 자연치즈 생산을 시작한 72년이후 8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매년 소비증가율은 높았으나 절대량은 많지 않았고 수입품상가등을 통해
불법유통되는 외국산제품의 소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해태유업이 완전포장된 슬라이스(가공)치즈를 선보인 87년부터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한데 이어 88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소비량이 급증,
매년 10~40%의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유가공업체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치즈시장에 참여중인 업체는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 해태유업및 매일
유업과 뉴질랜드낙농공사의 합작사인 한.뉴치즈등 8개사.

서울우유협동조합과 해태 남양유업이 선두그룹을 형성, 연간 1천2백억원
으로 추산되는 전체시장의 약80%를 차지한채 나머지업체가 그뒤를 따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치즈소비는 작년한햇동안 업체들의 자체소비량 3천1백27t을 포함, 1만1천
9백38t에 달해 전년대비 2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자연치즈가 8천49t,
가공치즈가 3천8백89t씩 판매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들어 지난10월말까지는 자연치즈가 6천8백99t, 가공치즈가 3천7백83t의
소비량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와 16%가 늘어났는데 자연치즈의 소비증가세
둔화는 혹서기의 극심한 원유생산감소로 유가공업체들이 자연치즈생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데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는 시장을 닫아 걸었던 빗장이 풀리는 것과 동시에 내년부터 저가의
외국산치즈가 물밀듯 밀려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등 외식업체의 수요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자연치즈의
판로가 외국산의 잠식이 예상돼 이제 비로소 고성장단계에 진입한 치즈산업
이 뿌리째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치즈의 피해가 그어느 유제품보다 클 것이라는 유가공업계의 근심은 국산
치즈가 품질은 논외로 친다 하더라도 가격에서 낙농선진국 제품의 경쟁상대
가 도저히 되지 못한다는데서 출발한다.

대부분 중간원료로 쓰이는 탈지.전지분유와는 달리 치즈는 개인소비자들과
의 직접접촉이 가능해 외제선호심리에 쉽게 편승할수 있을뿐 아니라 국내
시장을 노리는 외국업체들에는 시장침투의 길잡이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개방첫해인 내년에만도 국내시장의 30%가 수입제품으로 대체되고
96년 50%, 97년 70%등으로 그비율이 해마다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불안섞인 전망을 업계는 내놓고 있다.

다국적 유가공업체들의 국내시장진출도 줄을 이을 것이 분명한 상태로
이미 미국의 크라프트사는 완제품판매를 담당할 국내파트너를 물색중이며
호주의 머레이, 프랑스의 에스코트매사등도 시장조사활동을 전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유가공업계는 시장개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업체들이 가공치즈제조를 위해 도입하는 자연치즈에 대해 관세상의
지원책을 마련해 주도록 촉구하고 있으나 실현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는 국산가공치즈의 제조원가가 현재 kg당 5천6백80원에 달하지만 가공
치즈제조에 국산자연치즈와 수입자연치즈를 1대5의 비율로 섞어 쓰고 40%인
치즈관세를 원료에 한해 영세율로 적용해 준다면 외국산가공치즈와의 가격
차를 크게 좁힐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산과 외산자연치즈의 투입비율을 1대5로 하고 관세를 영세율로 할 경우
제조원가는 3천8백94원까지 낮아질수 있을 것으로 유가공업체는 계산하고
있다.

유가공협회가 금년 상반기중 분석한 호주 뉴질랜드등 주요 낙농선진국의
가공치즈 제조원가는 kg당 2천2백68원으로 국산제품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