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레스강판이 "파동"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의 심각한 공급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호조로 주요수요처인 주방용품과 건자재제조업체로부터의 주문이
급증, 국내공급이 달리고 있는데다 국제시세가 크게 올라 해외로부터 수입
또한 여의치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정공급선이 없는 중소 수요업체들은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인데 최근들어서는 이같은 현상이 적어도 95년 2.4분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 가수요까지 부추키고 있는 양상이다.

강판의 공급부족은 스테인레스 뿐만아니라 일반강판에도 공통된 현상이나
스테인레스의 경우엔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할 겨를이 없이 수급균형이
깨졌다는 점에서 특히 심각하다.

사실 올해초만해도 스테인레스강판은 덤핑도 불사해야할만큼 물량이 남아
돌았다.

지금은 가격이 t당 2천1백50-2천2백달러(두께 2mm 짜리기준)로 올라 있으나
당시만해도 1천5백-1천6백달러수준에 머물렀었다.

심할때는 1천4백달러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스테인레스강판 제조원가
의 8.7%가량을 차지하는 니켈값이 폭등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들 지역의 수요증가로 동남아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던 현지업체들의
제품이 자취를 감춰 국제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줄어든데다 니켈값의 폭등에
따른 제조원가의 상승으로 가격이 급등, 수급균형이 급속히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국제 니켈값은 올1.4분기만해도 파운드당 2달러 57센트 수준을 유지
했었으나 최근에는 4달러로 50%이상 상승했다.

수요증가와 세계최대 니켈생산업체인 러시아 노르직사의 발전소고장설이
겹쳤던 때문인데 이로인해 스테인레스제조원가가 t당 3백달러정도나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제시장의 이같은 변화가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말부터.

유럽업체들이 대한수출을 중단 또는 연기하고 일본으로부터의 불량반입이
여의치 않아지면서부터인데 문제는 이같은 수급불균형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포철 삼미특수강 인천제철등 스테인레스 열연강판및 냉연강판제조업체들은
니켈값의 강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세도 95년 2.4분기
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판단, 적어도 그때까지는 국제시세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t당 2천1백50-2천2백달러수준이 두께 2mm 짜리 스테인레스 냉연강판의
경우 내년 1.4분기에 2천3백-2천6백달러로 상승하고 2.4분기에는 2천
6백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미특수강과 같은 스테인레스 냉연업체들은 이달들어 가격을 인상
했음에도 불구, 소재인 스테인레스 핫코일의 수입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이를 본전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내년1.4분기 도착예정인 스테인레스핫코일의 수입가격은 올1.4분기에
비해 25%쯤 올랐으며 2.4분기에 또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른
덧붙였다.

스테인레스 핫코일의 국내총수요는 연간 77만8천만t(94년기준)에 달하나
생산이 48만t에 불과, 29만t은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따라서 스테인레스 공급부족현상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포철의
스테인레스 설비증강공사가 완료되는 96년이 돼야 해소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96년께는 또 대만의 스테인레스 확장공사도 끝나 수입여건도 나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