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서정갑 외

한국에 있어 미국은 가장 중요한 국가이면서도 한편으론 가장 이해되지
않는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은 한국의 해방및 분단과 정부수립과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북한의 핵문제는 물론 다가올 한반도통일에도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를 단편적이고 피상적
으로만 인식해 왔다.

이러한 현실에서 최근 서정갑교수외 23명의 학자들이 "미국정치의 과정과
정책"이라는 책을 출간한 것은 미국을 포괄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수년전 서교수는 "부조화의 정치: 미국의 경험"이라는 책을 통해 한국
최초로 미국정치에 대한 대학교과서를 출판한 바 있다.

이책은 이전저서의 내용을 보완하는 동시에 미국정치의 주요 쟁점을 심도
있게 다루어 학문연구자는 물론 일반독자들에게도 흥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이책의 가장 큰 장점은 미국정치를 5개분야로 대별, 분야별 핵심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서장에서 미국인 자신들이 미국정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여러 시각을 소개하고 있다.

1부 "미국정치의 이론적 배경"에서는 미국민주정치의 이론적 근거인
자유주의, 현재 사회적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문화적 좌파"의 이론과
실천문제, 미국 흑인민권운동조직, 그리고 미연방제도에 대해 고찰했다.

2부 "미국의 정치과정"에서는 이익집단과 정치자금의 문제, 각국의 로비
활동과 미국외교정책결정과정, 양당제도의 변화가능성, 선거연구의 경향과
문제점, 텔레비전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 학생운동의 변천사등을 다뤘다.

이부분은 미국정치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다룸으로써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3부 "미국의 정치제도"에서는 공식적인 정부기관들의 조직과 제도및
정책집행과정이 명쾌히 분석돼 있다.

우선 미국의회제도의 성립배경과 의원의 활동이 동태적으로 분석돼 있고
다음으로는 대통령의 권한과 의회와의 관계가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되고
있다.

4부 "미국정치의 산물I: 국내정책"은 지난 10여년간 미국의 가장 큰 문제인
재정적자와 사회복지정책의 실태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5부 "미국정치의 산물II: 대외정책"에서는 한국과 관련있는 미국외교정책의
쟁점들이 폭넓게 다뤄지고 있다.

먼저 미국의 식민지정책이 통시적으로 소개돼 한때 신탁통치안에 의해
몸살을 앓았던 한국인의 경험을 새롭게 하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대부분의 공동저서가 그러하듯 이책 역시
일관된 시각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국제화 세계화는 이제 한국사회의 필연적 과제가 됐다.

따라서 세계각국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며 그 중에서도 미국에 대한 것이
으뜸임은 말할 나위 없다.

( 나남출판 간 5백92면 1만5천원)

양승함 < 연세대 정외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