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오카 이사오 < 교토대 교수 > ]]]

지난 80년대 중반 일본의 경제적 성과를 평가하는 경영학적 작업의
대부분은 "경영전략론" "일본적 경영론" 혹은 "기업문화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들 연구의 대부분은 기업의 경제성 성장성에 중점을 두고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본기업의 경제적 측면에서의 성과는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일본기업의 "인간성"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나 구미에 질좋고 값싼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면서도 기업의
평가는 좋지 않게 내려지고 있다.

이러한 반성으로 최근에 와서는 일본내에서 변화가 일고 있다.

우선 일본인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사회를 추적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시대가 지나감으로써 이제 일본인
에게는 인간생활을 파괴하는 노동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고 노동자 생활의
질적 향상, 자연의 보호, 사회에 대한 공헌등 인간생활의 존중이 강력히
요청되는 시대가 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기업도 변화하고 있다.

기업은 과거처럼 경제성만이 아니라 "인간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이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60년대 유럽에서 붐이 일었던 "노동의
인간화"를 상기할수 있다.

이것의 이론적 기초로는 "사회 기술 시스템론"을 들수 있다.

이 논리는 기업의 경제활동을 투입과정, 그것의 가공(전환)과정, 산출
과정, 그리고 기업활동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등 4영역으로 구분
하고 있다.

이 이론의 논지는 이들 각 영역에는 경제성의 차원도 있지만 인간성의
차원도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업의 인간성"이란 투입물의 조달과 산출물(부산물
포함)의 환경에의 영향, 양질의 산출물 공급, 생산과정에 종사하는 노동
생활의 인간화, 기업의 사회로의 공헌등으로 정의된다.

만일 인간성을 고려하지 않고 경제성의 제고만을 추구하는 기업을 "경제
동물적 기업"으로, 경제성을 간과하고 인간성만을 중시하는 기업을 "로맨틱
한 기업"으로 부를수 있다면 이 양자를 동시에 지향하는 기업을 "엘리건트한
기업"으로 평가할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의 기업은 엘리건트 기업으로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이 어떻게 경제성과 인간성을
동시에 상승시킬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인간성의 상승에는 지출을 수반하는데 특히 기업이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불황기때에는 더욱 문제가 될 것이다.

현대는 기업이 경제성의 추구만이 아니라 인간성 향상의 배려가 없어서는
안된다.

실제로 인간성의 향상과 경제성의 상승이 동시에 결합될 가능성이 존재
하며, 그것이 기업 성장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추세에 마지못해 따라오는 기업도 있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도 다수 있다.

현명한 경영자는 이러한 사회의 요청과 기업의 사업활동방향을 잘 조화
시켜 기업을 크게 신장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기업의 이러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도 사람들의 행동방식이나
회사의 제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언해 두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