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갖고 있는 일본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조직력이 있다"(67.0%)
"환경변화에 잘 대응한다"(66.0%) "연구개발을 중시한다"(63.5%)등이
상위에 꼽혔다.

"장기적 발전전략을 갖고 있다"(38.0%)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일본인들은 한국기업이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기업은 조직력은 있지만(54.9%) 의사결정이 톱다운(top-down)방식
인데다(76.2%)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부족하다(74.5%)는 것이다.

또 연구개발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고(89.4%) 상품기획력도 취약(98.6%)하다
는 의견이 상당수에 달했다.

경쟁력강화를 부르짖는 요즈음 한국기업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지적이다.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양국의 비즈니스맨에 대한 인식에서는 양쪽이
비슷했다.

한국인들은 일본 직장인들이 일을 열심히 하고(79.5%) 회사에 충실(73.0%)
한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착실하고 꼼꼼하며(57.0%) 상하관계가 강하다(43.5%)는 점도 비교적
높이 평가됐다.

일본인들도 한국의 비즈니스맨들이 일을 열심히 하고(79.7%) 상하관계가
강하며(54.2%) 회사에 충실하다(47.1%)는 인식을 갖고 있다.

양국 기업에 대한 인지도에서는 우선 한국인의 경우 지문에 소개된 15개의
일본회사중 미쓰비시(98.0%)와 도시바(95.5%)를 가장 많이 알고 있었다.

그 다음은 파나소닉(Panasonic)브랜드로 유명한 마쓰시타전기산업(88.0%),
종합상사인 미쓰이(82.5%)와 스미토모(79.5%), 게임소프트메이커인 닌텐도
(77.0%)등의 순이었다.

화장품으로 유명한 가네보(39.0%)나 중공업기업인 이시카와지마 하리마
(12.5%)등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다.

반대로 일본사람이 알고 있는 한국기업중에선 삼성이 1백%로 가장 많았다.

현대는 98.9%로 거의 대부분의 일본직장인들이 한국의 2대그룹을 알고
있었다.

그 다음은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롯데(88.0%)였고 대우(83.1%) 럭키금성
(68.4%) 포항제철(52.2%)등이 뒤를 이었다.

한화(3.5%)나 효성(2.8%)은 상대적으로 아는 사람이 적었다.

한일관계에 대해 현재의 한일관계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양국 직장인간
에는 뚜렷한 시각차가 났다.

한국인들은 현재의 한일관계가 "별로 좋지 않다"(59.0%)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좋은 편"이라는 응답은 33.5%였다.

이에 반해 일본인들은 "양호하다"(55.6%)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고 "별로
좋지 않다"는 응답은 38.1%에 머물렀다.

이러한 시각차는 현재의 한일관계에 대한 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협력분야에 관한 의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사람들은 "앞으로 더욱 교류가 확대돼야할 분야"로 가장 많은 75.5%
(복수응답)가 과학기술을 꼽았다.

그 다음은 경제(69.0%)였고 환경(39.0%)이 세번째였다.

문화(26.0%)나 예술(17.0%) 스포츠(17.0%)분야에서의 교류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일본인중에선 문화를 꼽은 사람이 74.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경제(52.1%) 정치(46.0%) 예술(41.7%) 스포츠(39.2%)등의
순이었다.

기술이전에 대해서도 양국은 견해차를 드러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술이전이 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들
은 "별로 이전되지 않았다"(54.0%)가 최다를 차지했고 "이전이 늦어지고
있다"는 응답도 12.5%가 나왔다.

"상당히 이전됐다"(2.5%)나 "어느 정도 이전됐다"(29.5%)는 의견은 30%선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일본인들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가 가장 많은 61.2%였고
"상당히 진전됐다"는 사람이 21.8%로 그 다음이었다.

"별로 이전되지 않았다"거나 "늦어지고 있다"는 의견은 각각 13.5%와
0.7%에 불과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기술이전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서도 한국인들은 "각종 규제가 많다"(59.0%)와 "일본이 접근을
어려워한다"(41.5%)등을 많이 꼽았으나 일본인들은 "대일감정이 불안하다"
(72.5%)와 "노동문제가 불안하다"(44.3%)가 상위에 꼽혔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본의 기술이전이 필요한가"를 물은 결과
한국인들은 "반도체 자동차등 첨단사업"을 꼽은 사람이 76.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기계등 조립가공산업"(48.0%)이었고 "유통등 서비스산업"
(21.0%)과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등 소재산업"(16.0%)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일본인들의 경우엔 "기계가공 부품산업"(46.4%)이 최다수였고 "유통
등 서비스산업"(39.4%) "정보통신등 소프트웨어산업"(32.8%)등이 그 다음
이었다.

남북분단및 일본의 군사재무장에 대해 "남.북한 일본 미국 구소련등 4개국
은 한반도 분단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남북한 당사자의 책임이 크다"(80.5%)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미국으로 79.5%의 사람이 "책임이 많다"고 했다.

일본인들은 "구소련이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74.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남북한 당사자(69.5%)였다.

미국이 "책임이 크다"는 사람도 67.3%에 달했다.

반면 일본의 책임에 관해서는 15.4%만이 "크다"고 했고 50.7%는 "조금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비즈니스맨들에게 "일본이 한반도 통일을 원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절반이 넘는 60.5%가 "분단상태 유지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다지 원치 않고 있다"는 의견(36.5%)까지 합하면 대부분이 한국인이
"일본은 한국통일을 원치 않는다"고 믿는 셈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다.

일본비즈니스맨들에게는 질문을 조금 달리해 "한반도 통일이 필요한가"라고
물어봤다.

그 결과 절대다수인 80.8%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그리 필요없다"거나 "당사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의견은 각각 8.0%,
7.7%에 불과했다.

한국의 일본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이 그대로 나타나는 대목이다.

"남북한 통일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두 나라
직장인들이 대체적으로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10년이내"(51.0%)와 "5년이내"(13.0%)가 반이상을 차지했다.

"10년이후"라는 견해도 33.5%가 나왔다.

일본인들도 "10년이내"라는 예상이 41.8%로 가장 많았고 "5년이내"도
22.9%에 달했다.

31.5%는 "10년이후"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견에서는 양국 모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국인들은 56.0%가 "어떤 경우에도 일본은 핵무기를 갖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북한과는 관계없이 핵무기개발을 검토할 것"(33.5%)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한국인들 사이에선 일본의 핵무장의도에 대한 의혹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일본인들도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를 가져선 안된다"는 의견이 77.7%로
최다수를 차지했다.

"자위수단으로 보유하는 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견해는 8.8%에 불과했다.

< 정리=김정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