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야스히코 < 사이타마대 교수 >

[[[ 일본 유엔 상임이사국 자격 있다 ]]]

필자는 지난 90년까지 10년간 뉴욕의 유엔본부 제네바의 유엔유럽본부및
세계보건기구(WHO)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등에 근무하며 홍보활동에
종사했었다.

이때 일본이 "재정적으로는 기여하면서도 인적으로는 기여하지 않는 나라"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수없는 나라"로 비춰지고 있는데에 대해 말할수
없는 답답함을 느꼈다.

걸프전때 1백30억달러란 거액을 부담하면서도 당사국인 쿠웨이트에도
감사를 받지 못하고 국제적으로도 평가받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인적인
기여가 없었던 탓이다.

전쟁이 끝난후 페르시아만에 소해정1척을 파견했지만 "너무 적고 너무
늦었다"는 비판만 받았다.

걸프전의 또다른 교훈으로는 일본이 당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비상임
이사국으로도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대이라크 경제제재및 무력행사등
유엔이 취하는 대응책을 전혀 알지 못해 정보부족에 고민했던 것을 들수
있다.

이를계기로 외무성의 숙원사업인 상임이사국진출운동이 맹렬히 재개됐다.

일본정부는 지난92년 찬반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가운데서도 PKO협력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제2차세계대전중 일본군의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에서 한국 중국등 주변
아시아국의 반응에 특히 신경을 쓰면서도 자위대원을 처음으로 해외파견,
캄보디아 PKO에 참가시켰다.

다행히 현지의 평가가 좋았고 국민의 지지도 과반수를 넘었기 때문에
뒤이어 모잠비크에, 다시 르완다난민구제를 위한 인도원조활동에도 자위대를
참가시켰다.

외무성으로서는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유엔상임이사국진입을 실현하겠다
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일본국내에서는 공산당이 호헌의 입장에서 상임이사국진출은 군사대국화로
연결된다며 반대하고 있고 여당내부에도 신당사키가케와 사회당에는 신중론
이 강하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만 좋으면 좋다는 일국평화주의에서 기인하는 나약한
에고이즘이다.

전후5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국제사회에 만연하는 폭력 인권억압등을
배제하고 "정의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때로는 무기를 들고 나서 글로벌
파워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된다.

현재의 일본에는 민주주의가 뿌리깊다.

정보공개도 진행되고 있다.

언론감시의 눈도 예리하다.

일본이 다시 군사대국이 돼 주변제국을 침략하는 일은 있을수 없다.

일본의 유엔분담금은 현재 12.5%로 미국에 이어 제2위이며 프랑스 영국
중국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대표권이 없으면 과세치 않는다"는 말이 있듯 이것만으로도 일본은 상임
이사국으로서의 자격이 있다.

당연한 권리이다.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국제평화와 안전을 지킬 의무다.

덧붙여 말하자면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면 아시아지역의 비상임이사국의석
이 늘게 되고 한국이 이를 차지할 찬스역시 늘어나게 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