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50주년/한일수교30년] 일본대중문화 개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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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중문화는 개방될 것인가.
일본대중문화 개방이 우리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일
것인가.
한일관계의 ''뜨거운 감자''인 대중문화개방문제는 94년 내내 논쟁을 거듭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채 광복50주년을 맞은 1995년으로 넘어왔다.
지난해 문화체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지원(민주)의원이 정부의 단계별
분야별 개방일정이 담긴 문서라는 것을 발표하자 문체부측에서 이는 단지
용역보고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이 문서에는 오는 96년부터 1~2년동안 실험단계를 거친뒤 그결과에 따라
개방시기를 결정하되 잠정적으로 98년이전에 단계별 개방을 검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후 개방논쟁이 불붙었으나 정부의 공식발표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위성방송및 음성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가요음반이나 비디오
등으로 인해 일본대중문화는 이미 국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실제로는 정부의 공식적인 개방 발표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관계자들도 문제는 영화뿐이라고 말할 정도.
2개채널의 일본위성방송은하루 20시간씩 일본의 가요및 영화 가부키등을
내보낸다.
현재 일본위성방송의 수신가구는 약6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성방송 다음으로 우리 문화에 깊숙이 침투해있는 분야는 만화.
YMC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교생이 재미있게 본 만화 10종중에서 7종이
일본만화번역물이다.
"드래곤 볼" "닥터 슬럼프" "슬램덩크"등 상위 4종은 모두 일본만화다.
불법복제만화와 일본만화를 표절한 작품이 쏟아지고 일본만화의 원본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불법유통음반도 무시 못할 분야중의 하나이다.
노점이나 음반가게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불법복제 혹은 밀수입
음반은 그 수요가 갈수록 늘고있는 실정이다.
문화정책개발원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백명중 일본가요음반을 1~2개
갖고 있다는 사람이 24.1%, 3~5개 6.7%, 10개이상 소유하고 있다는 사람이
4%로 나타났다.
영화 비디오도 비디오가게등을 통해 20~30대 젊은층에게 파고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문화가 개방되면 크게 두가지 면에서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반대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첫째는 문화산업적인 면.사실 민간 차원에서는 정책적 차원보다는 경제적인
면에 대한 관심이 훨씬 크다.
관계자들은 일본대중문화가 개방되면 일본의 만화와 가요가 우리나라
만화시장의 80%이상, 가요시장의 20%이상을 순식간에 점유할 것으로 내다
본다.
따라서 아직은 자본과 기획력면에서 모두 취약한 국내문화산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하리라는 것.
둘째는 국민정서적인 면.일본의 대중문화를 거부하는 이유는 역사적
감정뿐만 아니라 일본 대중문화의 상당부분이 저질이라는데 있다.
물론 개방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만만찮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일본문화에 대해서만 빗장을 계속 잠그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일본대중문화 역시 하나의 외래문화로 인식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에 접할수
있으며 이는 국내대중문화 발전에 도움이나 자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문화산업의 입지다.
문화전쟁시대를 맞아 국제경쟁에서 뒤지지 않을만큼 우리의 문화산업이
육성돼 있어야 어느나라 문화가 들어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
이다.
결국 문화를 소비개념이 아니라 생산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것만이 세계화시대를 맞은 오늘날 일본대중문화 개방에 대처
하는 최선책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
일본대중문화 개방이 우리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일
것인가.
한일관계의 ''뜨거운 감자''인 대중문화개방문제는 94년 내내 논쟁을 거듭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채 광복50주년을 맞은 1995년으로 넘어왔다.
지난해 문화체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지원(민주)의원이 정부의 단계별
분야별 개방일정이 담긴 문서라는 것을 발표하자 문체부측에서 이는 단지
용역보고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이 문서에는 오는 96년부터 1~2년동안 실험단계를 거친뒤 그결과에 따라
개방시기를 결정하되 잠정적으로 98년이전에 단계별 개방을 검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후 개방논쟁이 불붙었으나 정부의 공식발표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위성방송및 음성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가요음반이나 비디오
등으로 인해 일본대중문화는 이미 국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실제로는 정부의 공식적인 개방 발표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부관계자들도 문제는 영화뿐이라고 말할 정도.
2개채널의 일본위성방송은하루 20시간씩 일본의 가요및 영화 가부키등을
내보낸다.
현재 일본위성방송의 수신가구는 약6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위성방송 다음으로 우리 문화에 깊숙이 침투해있는 분야는 만화.
YMC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교생이 재미있게 본 만화 10종중에서 7종이
일본만화번역물이다.
"드래곤 볼" "닥터 슬럼프" "슬램덩크"등 상위 4종은 모두 일본만화다.
불법복제만화와 일본만화를 표절한 작품이 쏟아지고 일본만화의 원본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불법유통음반도 무시 못할 분야중의 하나이다.
노점이나 음반가게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불법복제 혹은 밀수입
음반은 그 수요가 갈수록 늘고있는 실정이다.
문화정책개발원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백명중 일본가요음반을 1~2개
갖고 있다는 사람이 24.1%, 3~5개 6.7%, 10개이상 소유하고 있다는 사람이
4%로 나타났다.
영화 비디오도 비디오가게등을 통해 20~30대 젊은층에게 파고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문화가 개방되면 크게 두가지 면에서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반대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첫째는 문화산업적인 면.사실 민간 차원에서는 정책적 차원보다는 경제적인
면에 대한 관심이 훨씬 크다.
관계자들은 일본대중문화가 개방되면 일본의 만화와 가요가 우리나라
만화시장의 80%이상, 가요시장의 20%이상을 순식간에 점유할 것으로 내다
본다.
따라서 아직은 자본과 기획력면에서 모두 취약한 국내문화산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하리라는 것.
둘째는 국민정서적인 면.일본의 대중문화를 거부하는 이유는 역사적
감정뿐만 아니라 일본 대중문화의 상당부분이 저질이라는데 있다.
물론 개방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만만찮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일본문화에 대해서만 빗장을 계속 잠그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일본대중문화 역시 하나의 외래문화로 인식함으로써 다양한 문화에 접할수
있으며 이는 국내대중문화 발전에 도움이나 자극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문화산업의 입지다.
문화전쟁시대를 맞아 국제경쟁에서 뒤지지 않을만큼 우리의 문화산업이
육성돼 있어야 어느나라 문화가 들어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
이다.
결국 문화를 소비개념이 아니라 생산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것만이 세계화시대를 맞은 오늘날 일본대중문화 개방에 대처
하는 최선책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