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옥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 >

지난 9월 일본의 뮤지컬전문극단이 우리나라 국립극장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공연했다.

이 뮤지컬을 관람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찹한 기분을 느꼈으리라 생각
한다.

일본 극단이 한국의 국립극장무대에 오른것은 고분고분한 마음으로 받아
들이기에는 한국인의 심정을 너무나 복잡하게 만든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잡한 기분이야 어떻든 이 공연을 관람한 많은 관객들은 조용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우리 극단이 올린 똑같은 작품과는 너무나 다르게 세련되고 완성된 작품
이었기 때문이다.

그 공연후 우리 연극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뮤지컬의 음향은 바로 저래야 하는구나 하고 느낀듯 뮤지컬단체들이 제각기
음향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술과 기계도입에 나섰다.

세계화의 본보기같이 한국 연극계를 자극한 사건이었다.

모든 일본문화가 위의 경우처럼 긍정적영향만을 줄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밀려들어오는 외래문화를 억지로 막을수 없는 시대이다.

그리고 막기 이전에 일본문화는 이미 우리속에 들어와 있는것이 현실이다.

일본문화는 그 영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미국문화 일변도인 우리생활
을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우리 문화의 자생력을 보다 강하게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