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덕우 < 산학협동재단 이사장 > ]]]

*** 약력 / 저서 ***

<>1924년 생
<>국민대 정치학과 졸
<>미 오클라호마주립대 경제학박사
<>국민대/서강대 교수
<>경제과학 심의위원
<>재무부장관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대통령경제특보
<>국무총리
<>무협 회장
<>(현)산학협동재단이사장/무협고문
<>저서 : ''경제학사'' ''가격론'' ''통화량의 결정요인과 금융정책''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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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의 경제전망 >>>

지난해도 예년과 같이 명암이 엇갈리는 한해였지만 성장성과는 양호했다.

수출이 89년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15%내외)을 기록하였고, 설비투자는
6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소비지출은 7.5%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총수요의 증가에 견인되어 GNP의 최종 집계는 잠재성장률(7%)을
초과하는 8%정도가 될것 같다.

반면에 고도성장의 압력으로 국제수지 적자가 작년의 38억달러에서
50여억달러로 급증하였고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말까지 5.3%나 상승하였다.

동시에 중소기업들의 부도율과 도산이 많았던 한해였다.

성장 물가 국제수지 사이의 불균형은 여전히 우리경제의 약점으로 남아
있다.

새해의 경제전망도 어둡지 않다.

IMF는 금년 세계성장률을 3.6%(작년에는 3.1%)로 점치고 있고 WEFA는
금년의 세계무역증가율을 작년보다 약간 높은 6.5%로 보고 있다.

다만 원유, 공업원료의 가격상승, 선진국의 금리상승, 그리고 엔화강세
둔화등이 달갑지 않은 예측이다.

비교적 낙관적인 세계경제 환경속에서 국내경제도 확장국면을 지속할
것이다.

경제운영상의 기본문제는 물가안정과 국제수지의 개선인데 이것은 금융
개방과 맞물려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금년에 1백억달러이상의 외국자본이 유입한다 하는데 그것은 통화증발과
환율절상을 유발하는 반면 국내금리에는 다소간에 인하 압력을 가할 것이다.

앞으로 국내금리가 내리지 않고서는 외국자본의 과다유입을 막기 어려운
실정인데 그로인해 국내금리가 내린다면 기업 채산면에서는 환율절상효과를
상쇄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외자유입의 통화증발효과를 상쇄하는 동시에 환율절상을 견제하고
국내금리의 하락을 유도하는 일이 금년도 거시정책운영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차관도입도 용이해졌고 정부의 규제도
더욱 풀릴 것이다.

드디어 1천억달러선을 돌파하는 수출과 함께 투자 소비수요가 계속 왕성할
것이니 경기후퇴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우리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가불안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세계화의 파도속에서 과연 우리경제가
살아남을수 있을까"하는 것이 걱정의 초점인 것 같다.

그렇다면 세계화 도전의 정체가 무엇이고 우리가 그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다국적기업의 위협 >>>

먼저 세계화의 두드러진 현상은 다국적 기업의 확산이다.

OECD자료에 의하면 지금 4만개에 달하는 다국적기업들이 20만개이상의
자회사를 지구상에 깔아놓고, 생산 수송 판매를 지구적 스케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 추세는 그칠줄 모를 것이다.

자본 기술 경영능력이 부족한 우리기업들이 그들과 어떻게 경쟁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수 있다.

그러나 우리도 대응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다국적기업은 선진국이나 대기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기업중에
도 해외에 자회사를 설치하여 다국적화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
중에는 중소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의 대기업들은 어떤 분야에서는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들과 실력을
겨룰수 있을 만큼 경험과 능력을 축적해 왔고 이제 그들은 세계시장에서
우리산업의 전위역할을 할 것이고 국내 중소기업들을 이끄는 견인차의
구실을 할 것이다.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다국적기업들은 중소기업의 협조없이 존립할수
없는 만큼 중소기업들이 맡아야할 다양한 사업기회를 창출할 것이고 해외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도처에서 실력있는 중소기업을 찾을 것이다.

<<< 산업의 비교우위 >>>

우리 산업의 국제비교우위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저급 섬유제품이나 신발과 같은 경공업이 경쟁력을 잃은데다 선진국의
첨단산업을 따라가자니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하다.

그러면 우리 제조업이 설 땅은 어디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우리가 설 땅은 확실히 있다.

70년대중반 중화학공업을 건설할때 말썽도 많았지만 이제는 중화학제품이
수출의 대종을 차지하게 되었고 특히 조선 제철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기기
발전설비등과 같은 중장물은 앞으로 기술개량을 게을리 하지 않는한 단연코
우리의 몫이 될수 있다.

다음에 소재와 부품이 있다.

첨단산업일수록 고급소재와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세계의 어느 생산자도
그것들을 국내조달에만 의존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물며 다국적기업들은 세계적 네트워크를 통하여 도처에서 값싸고 좋은
물건을 조달하려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분업
재편과정에서 반드시 한자리를 잡아야 하고 또 잡을수 있다.

종래에는 국제분업이라 하면 산업단위의 국제분업을 생각하였지만 지금은
모회사와 자회사간의 "기업내 무역"과 분업, 그리고 공정간 분업, 산업내
분업으로 세분화 되어 가고 있다.

공정간 분업이나 산업내 분업은 기업간의 생산및 기술의 제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기업제휴 건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유엔자료에 의하면 80년대 전반기의 기업제휴 계약 건수는 연평균 1백20건
정도였던 것이 90년대초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백20건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밖으로 뛰어 새로운 발상,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찾고 외국기업들과 제휴할 노력을 해야 한다.

한편 재래상품 분야가 문제라고 하지만 여기에서도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환하여 기업성장에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