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4일 67회 생일을 맞았다.

그러나 일체의 축하행사나 생일상을 차리지 말라는 김대통령의 엄명에 따라
청와대의 이날 일정은 종전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김대통령은 이날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새벽5시에 기상, 청와대 경내를
도는 조깅을 했다.

아침식사역시 평소처럼 인절미와 된장국 과일만을 들었을뿐 흔한 미역국도
아침상에 오르지 않았다.

다만 부인 손명순여사와 누이, 아들내외 손자손녀등 가족들이 아침식사에
참석, 조촐한 케익을 잘랐다.

이어 김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한승수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진들
로부터 간단한 축하인사를 받은뒤 곧바로 정상업무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의 측근들은 "김대통령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일체의 하례나
선물등을 못하도록 워낙 강하게 지시해 대부분 청와대직원들조차 이날이
대통령의 생일임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민대통령의 취임후 두번째 생일은 그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 김기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