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훈 < 공동선연합상임대표 > ]]]

*** 약력/저서 ***

<>1923년생
<>서울신문학원, 국제대졸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청소년단체협의회장
<>흥사단이사장, 흥사단공의회장
<>KBS사장
<>민주평통자문회의 정책심의분과위원장
<>정사협 상임공동대표
<>(현)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공동대표, 시민협 상임공동대표,
시민의신문 대표
<>저서 : ''청소년지도의 바른길'' ''평화의 도정''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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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우리나라가 일제에서 해방되어 광복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분단의 고통을 겪어온지 반세기가 되는 해이다.

21세기는 5년 앞으로 다가왔고 국민의 기대속에 출범한 문민정부가 후반기
에 접어들며 ''세계화''를 내걸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해이기도 하다.

금년부터 WTO의 국제경제시대가 개막되어 장벽없는 경제전쟁이 전개될
것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도 작년에 이어 새로운 변화의 국면을
펼쳐나갈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건국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4대 지방선거를 무사히 치러야
하고 개혁과 안정 성장이라는 목표를 큰 갈등과 혼란없이 균형있게 추구
해야 한다.

또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적 과업에도 국론의 분열없이 보다 확실한 비전을
갖고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해를 맞으면서 다가올 미래를 전망할때 우리의 앞길이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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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민족사적으로나 문명사적으로 중대한 도전을 받는 전환기에
처해 있다.

오늘날 세계인류의 가장 큰 공동과제는 과학문명의 도구적 기능을 인류의
평화공존과 복지증진을 위하여 올바로 선용하는 일이다.

우리의 국가적 과제 또한 그러한 세계질서속에 참여하여 응분의 협력과
정당한 경쟁을 통하여 국가민족의 활로를 개척해 보다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새 역사의 앞날을 열어 나가는 일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 보며 긍지를 갖고 자부할 것은
당당히 자부하고 부끄럽게 반성할 것은 겸손하게 반성함으로써 보다 나은
앞날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동북아시아의 작은 반도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지나간 긴 역사를 통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들 사이에서 많은 수난을 당하면서도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온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문화민족의 공동체이다.

비록 세계사의 모순이 빚은 냉전구조속에서 조국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적
시련을 겪었으나 그 어려움을 이기고 세계가 인정하고 남이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중진국 상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한 국민이다.

이제 세계화의 새로운 시대를 맞으면서 그동안 이룩해온 경제성장과 자라난
국력의 토대위에서 앞으로 다가올 치열한 국제경쟁에 이겨 나갈수 있는
새로운 힘을 기르는데 박차를 더해야 할것이다.

그와 동시에 반드시 명심해야 할것은 지난날 급속한 근대화과정에서 소홀히
하였던 정신문화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적 도덕성과 민족적 긍지를 새롭게 하며 국민간의 소외와 갈등을
해소하고 양극화를 방지하는데 힘써 정의롭고 건강한 민주복지사회를 건설
하는 일에도 정부와 국민이 다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것이다.

우리나라는 협소한 국토에 부존자원이 별로 없고 과학기술과 자본력에
있어서도 선진국과 격차가 크며 주변에는 강대한 나라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런 우리나라가 앞으로 모든 장벽이 열려지는 세계속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으며 생존하고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만은 튼튼한 경제력과 더불어 문화와
도덕이 높은 모범 선진국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미 유리한 고지에 있는 부유한 강대국들의 흉내만 내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고 남다른 자각과 분발로 정진해야 한다.

지난 수세기동안 구미열강이 주도해온 물질문명의 공리주의와 도구적
합리주의의 역사는 마침내 많은 모순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그 패러다임을 인간존엄성과 공생공존, 삶의 질적향상을 위한 새로운
가치창조의 합리주의로 바꾸지 않으면 안될 국면에 이르렀다.

그간의 인류 역사는 소유욕과 지배욕에 의한 팽창주의와 약육강식의
역사였다.

부국강병으로 성공한 나라들이 지나친 개인주의와 물질적 소비문화를
양산하며 정신적 빈곤과 도덕적 타락을 가져 온것이 오늘 인류문명의
현주소라 할수 있다.

그결과 가장 소중히 여겨야할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케 하였고 지난친
경쟁과 소비로 인류가 다 같이 보존해야 할 생존의 기반인 지구환경과
생명질서까지 마구 파괴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날 정체사회의 절대빈곤이라는 구렁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급속한 근대화과정을 겪었다.

이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국위가 향상되고 물질생활의 풍요를
누리게 된것은 자부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오랜 권위주의 통치의 구조적 비리와 지나친 물량적 가치추구에
의한 역기능으로 사회전반에 걸친 병리현상이 새로운 사화악과 흉악범죄를
한없이 빚어내기에 이르렀다.

정치지도층의 무능과 비리, 공직사회의 부정과 부패, 인간성상실로 인한
잔인한 살상과 패륜행위, 집단적 이기주의와 사당파쟁, 공공질서문란과
조직적 폭력, 분수없는 소비향락과 퇴폐풍조, 성도덕 타락과 가정윤리파괴,
언론윤리 결핍과 대중문화의 저질화, 생명질서파괴와 환경오염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한국병"과 사회악이 무섭게 만연되고 있는 것이우리의 어둡고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악과 병리현상들의 원인과 책임은 뿌리깊고 광범위한 것이어서
결코 어제 오늘에 갑작스레 생긴것도 아니고 한 두 개인이나 특정집단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원인과 책임은 급격한 사회변동과 문화이전과정에서 생긴 전통적 가치
붕괴와 새로운 가치형성의 차질에도 있다.

또 국가경영을 책임진 정치지도층의 철학과 능력의 결함에도 있겠고 자율과
타율에의한 구조적모순과 비리에도 있을수 있다.

아울러 국민의 의식과 관행에 뿌리박힌 타성에도 원인이 있다고 할수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 우리는 이러한 반 사회적 반 인륜적 사회악을 극복하고
독재와 빈곤이 없고 부정과 부패가 없고 혼란과 분쟁이 없는 건강하고
정의롭고 문화와 도덕이 높은 선진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다가오는 세계화시대에 제구실을 다하며 마땅한 대접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어떤나라, 세계 어느국민보다도 더 지혜롭고 진실하며
근면하고 절제하며 신용있고 친절하며 질서있고 품위있는 국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다른나라들이 못가지고 있거나 상실하고 있는 높은 덕성과 윤리
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공동체적 가치와 윤리규범을 창조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가 국가적으로나 민족적으로 발전하며 모두 다함께
사람답게 살수 있는 길이다.

나아가 이제 그 한계와 모순을 드러내는 인류문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건설해 나가는 것이 하늘이 준 사명을 다 하는 길이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