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최근들어 "주가의 역차별화"현상이 매우 드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만 해도 소위 "블루칩"이라고 불리우는 고가우량주들이
장세를 주도하는 바람에 중.소형 개별종목들이 폭락세를 나타내며
기관회장세의 뒷켠에서 홀대를 면치 못하였는데,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오른 주식은 계속 오르고,내리는 주식은 계속 내린다"는 관성의
법칙이 주가의 속성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일찌기 조지 소로스는 "인식은 현상을 변화시키고,현상을 다시 인식을
변화시킨다"는 반사성의 이론을 내놓은 적이 있다.

우화속의 공주가 마술에 걸린 개구리에게 입을 맞추면 개구리가 왕자로
변하고,공주가 다시 왕자에게 입맞춤을 하면 왕자는 답례로 공주에게
또다시 입맞춤을 하는 것처럼 일단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한 주식은
마귀할멈의 장난에도 불구하고 주가상승의 선순환을 하게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주식이 근래에 보기드문 거래량이 터지면서
신고가를 기록하는등 본격적인 상승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면
우물거리지말고 과감히 매수세에 가담해야 할 것이다.

지금 너무 높다고 생각되는 가격도 얼마 지나고 보면 낮은 가격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허다해 그대는 대개 살 기회를 이미 놓쳐버린
주식의 높은 가격만 바라보며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듯"허탈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한편,착한개를 사슬로 묶어놓고 나쁜 개라고 말하면서 발길질을 하게
되면 개는 정말로 난폭해져서 사람을 물게되고,물린 사람은 화가나서 더
세게 차게 되므로 그 개는 세게 물려고 덤비게 되듯이, 일단 하락세에
들어선 주식은 갖가지 구실과 변명으로도 쉽게 돌아서지 못하고 주가
하락의 악순환을 계속하게 된다.

다시말해 어떤 주식이 보유할 매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더 높은 가격에
팔려는 마음을 접어두어야 한다.

이러한 판단이 옳다고 한다면 현재가격이 낮다고 생각될지라도 미래시점
에서 보면 높은 가격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경우 하락추세에 있는 주식에 겁없이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왕왕있는데,대개는 주가의 바닥을 잡으려는 단순한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장세진행방향에 역행한 결과 하락시세의 흐름에 함께 떠내려가며 투자
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이때에는 "떨어지는 칼과 넘어지는 사람에게는 손을 내밀지 말라"는
격언을 마음속에 새겨 두어야 할 것이다.

어떻든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려면 상승세를 타고있는
주식을 통해 10루타를 날릴 마음자세를 가져야지,하락추세의 주식을 통해
1루타짜리 10개를 날리려다 박자가 안 맞아 작두에 손목잘리는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