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위기는 우리에게도 단순히 "강건너 불"
로만 볼수 없는 심각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멕시코는 인플레, 외화부족, 고실업으로 엉망이었던 저성장경제를 80년대
후반들어 공업화지향의 개방화 경제개발정책에 의해 고성장 경제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하여 중남미 경제우등생으로 지목되기에 이른 나라다.

그같은 경제적 성공은 무역.외환.자본 등의 자유화에 의한 적극적인
외자의존정책과 수출자유지역에의 외국인 투자유치를 통한 수출진흥정책에
의해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캐나다와의 무역.투자 장벽을 없앤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체결과 선진공업국그룹 모임인 OECD 가입은 이같은 멕시코의 대외
지향적인 경제의 성격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경제위기로 페소화는 불과 반달만에 30% 이상이나 폭락하고
국내외에 상장된 멕시코 주식가격이 연일 곤두박질하고 금리가 2배로 급등
하는등 80년대초의 외채위기에 이은 최대의 경제파국이 발생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무관심하게 지나칠수 없는 것은 멕시코가 적극적인 무역.
외환.자본자유화와 아울러 외국인 투자촉진및 수출진흥을 통한 경제의
선진화와 OECD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대외지향성 경제
정책을 추진해온 나라라는 점이다.

멕시코의 경우 지난달 20일 갑자기 취해진 페소화 평가절하조치와 22일의
변동환율제 이행 조치가 이번 경제위기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되었다.

그러나 NAFTA 출범이후 늘어난 수출을 훨씬 웃도는 수입증가가 가져온
무역적자증대로 인한 경상수지적자 확대(94년 280억달러 추정)와 막대한
원리금을 지불해야 하는 대외 채무 누적이 이번 위기의 근본원인으로 작용
했다는 것은 우리로서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멕시코 경제위기에서 나타난 것은 여러가지 순기능을 가진 자유화도 정부
정책의 공신력이 무너져 정치와 사회가 불안하고 경상적자를 개선할만큼의
수출신장 가능성이 안보일 경우 국제수지 악화, 국내에 유입된 외자의 일시
대량유출과 화폐가치하락, 인플레, 금리폭등, 수출.투자 부진을 가속화
시키는 역기능을 드러내게 된다는 사실이다.

금년 6월까지 210억달러 이상의 외채원리금 지불이 어려워짐으로써 일어날
멕시코의 외채공황을 막기 위해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주요국들과 IMF가
다국간지원을 할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경제회복의 관건이 되는 멕시코
정부의 비상경제조치가 내외의 공신력을 얻을 것인지가 우선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