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출판계에서는 최근 "뉴에이지"라는 정신주의계열의 책들이 쏟아져 나
와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많은 미국인들이 삭막한 현대문명속에서 마음의 안식처를 찾으려하는
때문으로풀이된다.

이같은 경향은 영화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 크리스마스시즌에 맞춰 개봉된 20세기폭스의 "34번가의 기적"은 법정
에서 산타클로즈의 존재를 인정한다.

1951년 MGM에서 제작했던 것을 월트디즈니가 리바이벌한 "외야의 천사들"
은 누군가 사는일로 힘겨워할 때면 천사가 도와준다는 믿음을 심어주려 한
다.

흑인친구 JP와 고아보호소에서 함께 사는 소년 로저.그가 세상에서 유일하
게 의존할 수 있는 인물인 아버지는 "꼴찌밖에 할 줄 모르는 프로야구팀 앤
젤스가 우승하면 너를 맡아 기르겠다"는 묘한 말을 남기고 북부로 떠나간다.

그러나 앤젤스는 우승은 커녕 해체위기에 처해 있는 지경. 로저는 기도한
다.

"천사님 아빠와 함께 살 수 있도록 앤젤스를 우승시켜 주세요".
그러자 천사는 꼬마의 간절한 소망에 보답하기 시작한다.

천사의 장난에 의해 평범한 내야땅볼은 불규칙바운드에 의해 안타가 되고
상대편이 친 홈런성타구는 폴대가 움직여 파울볼이 되고 만다.

천사가 어깨를 주물러 주면 볼장다본 투수도 완투승을 이끌어 내고 타자는
배트를 부러뜨러가면서까지 홈런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3명뿐.로저와 친구 JP,그리고
괴퍅한 성격의 앤젤스감독 녹스가 그들이다.

로저가 천사의 등장을 알리면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작전을 짜나간다.

앤젤스는 "천사들"의 도움에 힘입어 연전연승하고 급기야는 월드시리즈까지
거머쥐지만 로저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아버지가 양육권을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대신 녹스감독이 그와 JP를 맡아 기르기로 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메이저리그" 등을 제작해 야구영화전문감독으로 통하게된 어비 스미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리쎌 웨폰"시리즈에서 맬 깁슨의 상대역으로 유명해진 성격파배우 대비
글로버와 "흐르는 강물처럼"의 아역배우 조셉 고든 레빗 주연.(아세아.코리
아등에서 개봉중)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