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6일 오전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세계화"를 올해의
국정목표로 설정했음을 공식으로 천명했다.

그러면서 세계화를 추진함에 있어 역점을 두게될 올해 국정운영과제로
크게 6가지를 꼽았다.

정부의 경쟁력제고, 지방시대의 개막, 경제안정기반위의 경쟁력제고,
국민생활의 안정확보와 질향상, 남북간 화해협력의 실질적 진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화 외교"의 적극추진이 그것이다.

취임이후 두번째인 이날의 연두기자회견은 세계화를 국정운영의 새로운
목표로 제시하고 모든 시책을 세계화구도에 맞춰 펴나가겠다고 한 점을
제외하고는 달리 무게가 실렸다고 생각되거나 신선감을 느낄만한 내용이
별반 없다.

특히 집권여당의 개편문제와 관련해서 모종의 분명한 언급이나 시사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이날 회견은 오히려 궁금증을 더하게 만든 결과가
되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흐름에서 정확하게 1년전인 지난해 1월6일 오전의 회견과
는 다른 의미를 부여할만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바로 그 점에 우리는 주목
한다.

첫째는 올해의 국정운영에서는 역시 정치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4대 지방선거가 있고 이를 전후해서 여.야 정당의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는등 당연한 현상이라는 해야겠지만 정치의 세계화요구와 곧 떠오를
후계구도 논의, 정치인의 세대교체 바람까지 겹쳐 더욱 시끄러울 전망이다.

둘째는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경제가 정치에 눌리고 정국의 향방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있는 점이다.

지난해 연두회견 때에는 국정목표의 최우선 순위를 국가경쟁력 강화에
두겠다고 한것등 경제에 무게가 실렸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세계화를 추진할 분야로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
사회 교육 문화 체육 등을 망라함으로써 자칫 경제분야의 세계화노력 강도와
초점을 흐려놓은 감이 있다.

범위가 너무 방대하면 실속없는 구호로 끝날 위험이 있다.

게다가 또 물가안정과 노사화합을 특히 강조한 것도 실은 정치바람과
선거철이 경제운용에 가할지 모를 부작용을 특히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는 이번 회견뒤에 남는 몇군데 짙은 여운이다.

민자당은 역시 "혁명적" 변신이 확실해졌고 비록 시간이 촉박해서
어렵다지만 지방행정조직의 선거전 개편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지방정부 공기업 공공단체 연구기관들의 조직축소와 인사개편이
계속해서 중단없는 변화와 개혁차원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는 김대통령의 이번 연두회견이 기왕에 공개된 세계화
구상을 "21세기 일류국가" 건설을 향한 최상위의 국정운영기조로 확인한 것
이상의 깊은 뜻을 담고 있지 않나 보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특히 많은 변화가 예상되며 그것이 경제와 민생에 큰 부담을
안주길 바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