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지속, 불과 3일만에 50여포인트이상
하락하자 투자심리도 급격히 얼어붙는 모습.

새해들어 "연초의 큰 장"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이 진정되기는
커녕 5일에도 주가내림폭이 21포인트에 달하는등 오히려 가속도가 붙자
망연자실하기도.

특히 고가대형주의 약세기조가 이날 전장 종반무렵부터는 개별종목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중소형 개별종목에도 상승대열 탈락종목이 급증하자
종합주가지수가 1,000대에 잠시 올라섰다가 곧 곤두박질했던 지난 89년4월의
악몽이 되살아나는듯 중소형주투자자까지 투매에 가세.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에 전화를 걸어 "장이 왜이렇게 빠지느냐" "얼마
까지 주가가 하락할 것 같으냐" "어제까지는 지수는 하락해도 개별종목은
괜찮았는데 오늘은 모두 빠지니 팔아야 되는것 아니냐"는등 극도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불안감이 증폭돼 주식시장을 투매라는 상황까지
몰고간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지적, 공급우위의 수급
구조나 통화관리강화에 대한 우려,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우량주에 대한
상승기대감소멸등으로 이미 불안한 연초장세가 예상됐던 것.

그러나 주가하락이 점점 심해지는데도 매수세력이 전혀 형성되지 않아
1백50일선등 굳건했던 심리적인 지지선들이 붕괴되고 결국엔 기관투자가들이
물타기조차 할수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해석들.

특히 지난해에 증시에서 "되는 종목만 철저히 된다"라는 것을 몸으로
깨달은 투자세력들이 대형우량주의 급락을 철저히 외면한 점도 사태악화의
요인.

작전설과 함께 로케트처럼 솟아오르던 부광약품에 대해 증권감독기관이
매매체결내역보고를 지시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개별종목들조차 급락세로
돌변.

<>.블루칩(우량주)들은 그동안의 급락행진으로 지난4일 종합주가지수
1,000선 붕괴의 주역을 맡은데 이어 5일에도 일제히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며
폭락 장세의 기폭제역할을 담당.

한신경제연구소는 이른바 핵심블루칩인 삼성전자 한전 포철 이동통신
현대자동차등 5개종목이 종합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11월8일이후
5일까지의 하락폭 1백62.7포인트가운데 꼭 절반인 81.5포인트를 깍아먹은
것으로 분석.

이동통신이 이 기간중 주가가 무려 35.3%나 떨어졌으며 한전은 26.5%,
삼성전자 26.2%, 포철 22.8%, 현대자동차도 19.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기술적분석으로는 종합주가지수 추가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
되는 가운데 불안심리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관건이라는 전망들이 우세.

대우증권은 "여러가지 기술적분석으로 볼때 종합주가지수 930~96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돼 추가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

또 지난92년8월부터 시작된 대세상승기 이후 한번도 깨진적이 없다는
종합주가지수 3백일이동평균선(965)이 지지선으로 작용하리라는 기대감도
부상.

그러나 최근의 주가하락이 심리적인 공황상태에서 일어난 것으로 볼때
기대했던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와 지수하락이 둔화되더라도 급반등할 상황은 아니라는 주장도 대두.

< 김성택.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