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6년 창업한 이회사는 91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92년 곧
바로 흑자로 전환한 이후 계속해서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다.

93년에는 10억대만달러, 94년 30억대만달러(1억2천만미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에이서"라는 자사브랜드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미국
일본 컴퓨터메이커들로부터 주문이 크게 증가한 점, 그룹리스트럭처링의
결과등이 영업신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D램칩의 왕성한 수요에 힘입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의 합작회사인 TI-에이서가 에이서에 상당부분의 수익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들수 있다.

TI-에이서는 대만에서는 유일하게 D램칩을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해 D램칩에
대한 공급부족으로 막대한 이익을 올렸던 것이다.

에이서는 소위 "패스트후드 프랜차이즈"전략을 사용, 생산과 유통흐름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있다.

반제품형태의 컴퓨터를 소비자시장이 있는 곳으로 운송, 그곳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등 주요부품을 장착하고 있다.

이들 주요부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값이 급격히 떨어져 현지에서 장착함
으로써 그만큼 손실을 줄일수 있다.

에이서는 현재 75개국에 사무소가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20개의 조립공장을
갖고 있다.

몇년내에는 10개의 현지조립공장을 더 건설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지역과 생산라인에 따라 마케팅과 생산
부문을 분리시켰다.

회계와 의사결정이 각각 독립된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회사내의 수직적인 통합만으로는 더이상 경쟁에서 이길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에이서는 이와함께 그룹이미지를 고객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에이서그룹내의 계열회사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고객대접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약 같은 계열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물건을 더 비싸게 받을 경우 계열
기업이라도 팔아주지 않는게 철칙이다.

에이서는 21개 사업부문을 각각 떼어내 2000년까지 세계각국의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95년에는 조립공장인 에이서 컴퓨터 인터내셔널을 싱가포르시장에 상장
시키고 멕시코와 합작한 기업도 금년중 멕시코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이회사는 그러나 최근들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의 생산에 다시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OEM생산비중이 88년 40%에서 92년 25%로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는 35%로
다시 늘어났다.

이비중을 앞으로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자사브랜드판매가 거대한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싼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작용, 경쟁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이서가 앞으로 거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시 한번 가격인하전쟁이 벌어질 경우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고, 이미
시장변화에 충분히 여력을 갖췄다는 의견도 있다.

또 지금은 D램칩을 TI-에이서가 대만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지만 4개의
합작기업이 새로 설립돼 오는 96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점도
에이서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