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의 권력승계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결정된지 20여년이나 되었고 김일성이 사망한
지 반년이 흘렀는데도 김정일이 조선노동당 총서기나 국가주석으로 취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생기는 의문이다.

의문의 초점은 한마디로 "김정일 취임하지 않고 있는 것이냐"또는 "취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로 집약할수 있다.

김영삼대통령도 지난 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단 하루도 비워놓을 수 없는
자리"이므로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였지만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에서는 김정일이 취임할 것이라는 날자가
번번히 빗나가고 있으므로 설명하기가 곤란한 형편이다.

이들은 작년 7월20일의 김일성추도집회전후에 취임할 것으로 개대햐였으나
실행되지 않았고 그 뒤로는 "8.15"(광복절)"9.9"(북한의 건국기념일)"10.10"
(조선노동당창당기념일)"10.16"(김일성100일탈상)등 갖가지 관측이 나돌았
으나 결국은 실현되지 않았다.

이같이 취임을 연기하는 이유를 "후계자로 결정되어 있으므로 서두를
필요가 없다" 또는 "주민들의 취임요청이 고조될 때를 기다려 가장 효과
적인 시기에 취임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에 "취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는 그 근거를 두가지로 분류할수
있다. 하나는 김정일의 신병설이다.

김정일이 당뇨병인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나 김정일이 새해 첫날에 "인민
군대"를 방문했고 그 장면을 3일 TV로 방영한 것을 보면 건강이 장애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작년연말의 송년모임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아버지가 늘 하던
신년사도 발표하지 않은 것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유력해진 것이
노동당내의 내분설이다.

일본 "현대코리아"지 사토(좌등승이)주간은 북한의 TV 라디오 등 전파
부문은 일관하여 김정일의 계모 김성애를 무시하면서 김정일을 지지하고
있으며 활자미디어는 비교적 객관보도를 하고 있는 것은 당 정치국내에
대립이 있기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그는 김정일의 호칭문제와 관련하여 현재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모두
김정일 오진우 등 두 사람뿐인데 오진우가 사망할 경우 북한정치정세는
일거에 유동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무튼 김대통령의 말마따나 "예의 주시"할수 밖에 없을 형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