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순 < 현대전자 SW연구소 소장 >

몇년전만해도 연구소에서만 얘기되던 멀티미디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픽 오디오 비디오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제공하는 멀티미디어는
소비자의 요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멀티미디어를 선도하는 연구개발진들은 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개발정보를 접하고 새로운 정보사회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숨가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일반인들에게는 TV와 컴퓨터의 만남으로 비춰진다.

양자의 만남을 통해 정보의 선택권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
에게 폭넓게 주어지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각 기업에서는 경쟁적으로 신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전통적인 제품만을 갖고서는 새로운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요즘 기업들은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또 복합기술 복합산업이라는 멀티미디어의 특성으로 인해 전략적인 기업
동맹을 통해 부족한 기술을 상호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치열해지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기술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CD롬 드라이브와 ATM(비동기전송방식) 교환기 개발등이 멀티미디어 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동영상의 압축/복원 처리를 위한 표준(MPEG)등이 제정되고 이를 지원하는
각종 반도체가 등장함으로써 멀티미디어의 응용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는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각종 응용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내용을 채워주는 "콘텐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은 헐리우드와 실리콘밸리의 만남을 통해 "실리우드"라는
멀티미디어 대연합을 구성했으며 이는 앞으로의 멀티미디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컴퓨터의 특정분야라기 보다는 기본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컴퓨터는 이제 데이터 처리나 수식연산처리를 위한 구조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구조로 변환되고 있다.

운영체제도 멀티미디어 지원정도에 따라 우열을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몇년안에 3차원을 지원하는 가상현실과
음성인식 장비들이 우리의 생활환경을 변화시킬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