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어떤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가에 관해서는 아직 뚜렷한 결론이
없고, 다만 환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가지 변수들에 대한 연구가
여러방면에서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이같은 중요한 변수들 가운데 하나로 환율변화에 대한 예상이 꼽히고 있다.

즉 환율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 같다는 예상이 환율 자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합리적 기대가설론자들은 환율에 대한 예상이 당시에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할 경우 체계적으로 잘못될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시말해 환율은 상당기간 동안 과대 또는 과소평가될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환율이 지속적으로 과대 또는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관찰되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페소화
문제다.

1976년 멕시코가 미달러화에 대한 환율을 평가절하하기 전까지 페소화는
지속적으로 과소평가되어 왔다.

이는 고정환율제를 고수해 왔던 페소화가 선물시장에서 상당기간동안
일관되게 낮게 평가돼 온 것으로 부터 알수 있다.

페소화의 환율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앞으로의 실제환율이 현재의
고정된 수준에서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선물환율을 장래의 페소환율에 대한 예상치로 생각한다면, 페소의
선물환율이 고정환율보다 지속적으로 다르게 평가되었다는 것은 앞으로의
페소환율에 대한 예상이 체계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체로 이같은 현상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멕시코정부가 페소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변명해도 아무도
이를 믿지않고 언젠가는 평가절하기 이루어져서 장래의 페소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불확실한 정부정책 또는 정책에 대한 불신이 존재할 경우 합리적 예상에
있어서 "체계적인 오휴"가 생겨날수 있는데 이를 페소화의 문제(peso
problem)라고 한다.

페소화가 또 한차례의 소용돌이에 휘발리고 있는 자금의 현실에서 정부
정책의 신회성을 되돌아 보게하는 대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