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대표 구형우)가 업계 처음으로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자재를
구매대행사를 통해 사들이는 구매대행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구매만큼은 회사가 직접해야 한다는 일반의 통념을 깨뜨린
모험적인 것이어서 정착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이회사는 전주소재 중소유통업체인 아이테스(대표 김수곤)사를 통해
전기 유공압 계장자재 3백여품목을 구매키로 계약을 맺었다.

올해 구매물량은 약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솔은 아이테스사에게 필요자재를 통보하면 아이테스사가 책임지고 이를
구매 납품한뒤 월말에 구매대금과 이의 1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불하게
된다.

한솔이 이 제도를 도입한것은 구매업무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규격과 품질 가격검토에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판단해서이다.

이 회사는 오는 2000년까지 세계 10대 종합제지업체로 도약한다는 "한솔
플랜2000"이란 중장기사업계획을 추진하면서 신증설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데
구매업무효율화가 경쟁력제고에 직결된다고 판단, 이제도를 도입케 됐다고
밝혔다.

유성수구매부장은 "단순 구매업무에 비전문 고급인력이 투입돼 시간 인력
경비낭비가 많았다"며 "구매업체와 신뢰관계를 맺을 경우 모험적인 구매
대행제도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릴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솔은 자재를 가급적 공장이 위치한 전주에서 사기 위해 구매대행사
선정때 이지역 소재 6개 유통전문업체를 상대로 심사를 한뒤 최종적으로
아이테스사를 선정했는데 앞으로 구매대상품목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
이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