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경제비상사태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이 중남미지역은
물론 스웨덴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국가들과 홍콩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지역의 외환 및 증권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저항력이 약한 사람부터 전염병에 감염되듯이 경제구조가 취약한 나라들
부터 차례로 자국통화가치와 주가의 폭락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 영향이 국내 증시에도 미치기 시작하여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3일
24.18포인트나 내린데 이어 어제는 장중 한때 30.27포인트나 빠졌다가
한은이 환매채로 묶인 자금을 푼데 힘입어 7.03포인트 내린 969.56으로
마감됐다.

그러면 이같은 금융혼란의 발생배경은 무엇이며 우리는 여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해 12월20일 멕시코정부가 기습적으로
페소화가치를 15% 평가절하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WAFTA)이 발효되면서 고질적인 무역적자가 더욱
악화되고 미국연준의 잇단 금리인상으로 외채상환부담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부지역의 농민봉기가 재발하는등 정치불안마저 겹치자
외국인투자가 빠져나가고 이는 다시 페소화폭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을
불러 일으켰다.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를 해소하지 못한 많은 나라들이 멕시코처럼
외자유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멕시코사태는 일파만파로 빠르게
번져갔다.

우리경제는 아직까지는 경기확장국면이 계속되고 있고 기업투자활동도
활발한등 건실한 편이나 경상수지적자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이
가속화되고 시중금리가 상승압력을 받는등 불안요인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들에 특히 유의하여 경제안정과 성장지속을
유도해야 하겠다.

우선 국제금리상승및 해외투자의 위험증폭으로 외자유입액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맞춰 경제운용계획을
고칠 필요가 있다.

특히 원화절상의 감속및 통화관리상의 여유를 통하여 지나친 안정기조강화로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경기상승세가 꺾이지는 않도록 배려해야 할것이다.

다음으로 경제안정시책과 외자유출로 생길지도 모르는 증시불안을
진정시킬 대책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산업의 발전과 기업의 금융비용절감,시중금리의 안정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시발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자유화와 금융및 부동산 실명제로 인한 대규모 자금이동을
금융기관과 증시로 유입되도록 유도하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속적인 저축증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내외경제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수
있는 노사분규나 정국불안등 돌발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힘써야
하겠다.

특히 올해는 물가불안요인이 많고 감량경영등 고용불안마저 겹쳐
어느해보다도 노사관계가 순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때일수록 경쟁력강화와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모두 현명한
판단과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이점에서 멕시코사태는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신호로 볼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