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제품의 세계 일류화를 위한 불량률 감소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와 업계는 민관협력체제를 구축,"100PPM운동"을 전산업계로 확산
시켜 나가기로 했다.

100PPM운동은 제품 1백만개를 생산할때 불량품이 1백개(불량률 0.01%)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목표를 정해 모기업과 협력업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품질관리운동.

과거에는 1백개제품을 만들때 몇개의 불량품이 나오느냐로 불량률을
관리해왔다.

100PPM운동은 불량률관리 기준을 1백개에서 1백만개로 크게 늘려 보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할수 있도록 하고있다.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100PPM운동 확산에 나서기로 한것은 경쟁국에
비해 현저히 높은 지금의 불량률로는 세계화를 위한 일류기업을
육성시킬수 없다는 공통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업계에 따르면 컬러TV의 경우 불량률이 일본의 2.1배인 5.9%,VTR은
9.5%로 2.7배나 된다.

100PPM운동으로 이같은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성제고와
수출증대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일부업계에서 시작된 100PPM운동이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것도 정부가 올해 100PPM운동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배경이다.

공진청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등 31개 모기업이 지난해
부터 706개 중소협력업체와 100 PPM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706개 협력업체 가운데 공진청이 최근 40개업체를 무작위로 뽑아 이들이
거둔 성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87%인 35개사가 불량률을 100PPM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자동차는 대기산업등 에어클리너를 생산하는 30개 협력업체와 함께
100 PPM운동을 벌여 43 PPM수준으로 불량률을 낮춰 목표를 훨씬 초과
달성했다.

에어클리너 1백만개 생산에 평균 43개의 불량품만 나오도록 불량률을
대폭 줄인것이다.

이 운동시작전에는 1백만개 생산에 2만4천9백12개의 불량품이 나왔었다.

통상산업부와 공진청은 이에따라 주요경제단체들과 협력체제를 구축,
이 운동을 전산업계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와관련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경총 중소기협중앙회등 경제5단체는
20일 상공회의소에서 100PPM 품질혁신추진본부(본부장 김상하대한상의
회장)를 출범시켰다.

주요경제단체 공동의 추진본부 출범은 100PPM운동의 성패를 좌우할수
있는 경영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진본부는 올해 15억을 투입,대대적인 의식개혁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각종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100PPM운동 메뉴얼등을 제작,배포하는등
100PPM운동 확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기로했다.

정부는 이같은 업계의 자발적인 품질혁신 움직임에 대응하는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정부는 100PPM운동을 확산시키기위한 유인시책을 발굴,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자동화 자금 1천5백여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단체수의계약 요령을 개정,참여업체의 판로를 보장해주는
한편우선적으로 이들기업에 해외시장개척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국인 기술연수생및 특례보충역의 배정에도 우선권을 주고 각종
인허가 요건을 완화해 적용할 방침이다.

공진청의 박병태기술지원과장은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불량요인의
진단및 개선을 위한 지도를 해주기로 하고 이를 위해 올해중 1백명의
전문지도요원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교육비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는식으로 해 참여업체의 담당자
교육에도 나설 방침이다.

공진청에 따르면 올해 지난해 참여기업을 포함,62개 모기업이 1천5백43개
중소협력업체와 함께 100PPM운동에 나서기로 해 지난해보다 참여업체가
배로 늘었다.

공진청은 대상업체를 늘려나가는 한편 오는 2005년에는 소비자가
느끼는 불만율도 100PPM을 기준으로 해 최소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100PPM운동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려면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협력업체의 잦은 인력이탈을 막는 방안 마련이 필수요건이라며
이들 업체에 대한 지원체제가 마련돼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어렵게 교육시킨 인력들이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운동 전개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0PPM운동을 전개한 LG전자 창원공장의 한 관계자는 협력업체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할 100PPM운동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00PPM운동의 성패는 이같은 현실을 감안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모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의지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