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러시아에 원조제공 여부 고심..예산적자 심각/물가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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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창설이후 최대 난관을 겪고 있다.
체첸침공에 대한거센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규모 원조금을
제공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IMF 조사단은 현재 모스크바에서 원조금 제공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모한 체첸과의 전쟁속에서 과연 러시아가 경제안정화를 달성할수 있을지
여부가 중점 조사대상이다.
IMF는 이를 토대로 원조제공을 통해 러시아개혁을 계속 지원할 것인지
여부를 최종결정해야 한다.
러시아는 올 예상적자액의 3분의1이상을 서방원조로 메워갈 생각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러시아정부는 재정 전체에 대한 전략을 재고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IMF의 고민도 이에 못지 않다.
IMF는 현재 62억5천만달러의 원조금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한 나라에 제공하는 원조로는 최대수준에 육박하는 액수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개혁이 실패하거나 경제개혁을 위해 지원된 IMF기금이
러시아 보수세력에 의해 목적과 달리 전용된다면 IMF는 우스운 꼴이 될
것이다.
잔인한 전쟁을 공공연히 벌이고 있는 나라에 차관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인권주의자들에게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서방의 한고위관계자는 이번 문제를 "IMF 50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험"
이라고 표현했다.
IMF의 첫째 고민은 러시아가 차관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일이다.
사실 러시아의 95년 예산은 IMF가 볼때는 문제가 있다.
러시아는 예산적자가 국민총생산(GNP)의 7.8%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IMF는
10%로 추산하고 있다.
IMF는 러시아가 원조를 받으려면 이같은 적자폭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가 원유수출을 자유화하겠다는 약속을 잘 지키는지도 IMF가 감시해야
할 일이다.
러시아 경제안정의 성공여부도 IMF의 걱정거리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경제는 안정되는 듯 했었다.
8월 물가는 4%로 낮아졌다.
산업생산의 급락세도 주춤했다.
그러나 10월들어 폭락한 루블화는 인플레이션 급등에 또다시 불을 댕겼다.
12월물가는 16%나 치솟았다.
러시아정부는 현재 경제의 기본틀조차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우려는 러시아정부가 실제 개혁을 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체첸전쟁은 러시아에 재정곤란 뿐아니라 정치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러시아가 체첸전쟁을 계기로 보수주의정부로 회귀하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서는 보수주의자들이 체첸사태로 오히려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세력이 약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느쪽의 예측이 적중할 지는 아직 알수 없는 일이다.
IMF로서는 그러나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을 민주주의와 경제개혁의
주창자로 계속 믿고 지지해 줄것인지 여부가 가장 큰 딜레마이다.
미행정부는 옐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도 계속 지지의 뜻을 보내고 있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의 민주화와 시장개방은 계속돼야하며 서방의 지원은
이같은 목적에 쓰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MF가 논쟁을 피해가면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기금의 일부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면피성 해결책은 러시아 개혁을 실패로 몰아넣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러시아개혁의 성공여부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은 지금은 러시아에
지원금을 줄 때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IMF의 지원이 오히려 경제안정을 지연시키고 개혁이미지를 손상
시키는 결과만 빚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IMF의 지원취소결정은 곧바로 인플레이션급등과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대통령의 반대파인 보수세력을 강화시켜 국가통제가 강화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러시아 예산편성에서 핵심역할을 한 세르게이 알렉사쉐노코 러시아재무차관
은 "서방세계가 돈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개혁주의자 전부가 힘을
잃게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서방세계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러시아의 경제개혁에 대한 불신이나 체첸
침공에 대한 도덕적 회의를 훨씬 압도하고 있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
체첸침공에 대한거센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규모 원조금을
제공할 것인지를 결정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IMF 조사단은 현재 모스크바에서 원조금 제공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무모한 체첸과의 전쟁속에서 과연 러시아가 경제안정화를 달성할수 있을지
여부가 중점 조사대상이다.
IMF는 이를 토대로 원조제공을 통해 러시아개혁을 계속 지원할 것인지
여부를 최종결정해야 한다.
러시아는 올 예상적자액의 3분의1이상을 서방원조로 메워갈 생각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러시아정부는 재정 전체에 대한 전략을 재고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IMF의 고민도 이에 못지 않다.
IMF는 현재 62억5천만달러의 원조금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한 나라에 제공하는 원조로는 최대수준에 육박하는 액수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개혁이 실패하거나 경제개혁을 위해 지원된 IMF기금이
러시아 보수세력에 의해 목적과 달리 전용된다면 IMF는 우스운 꼴이 될
것이다.
잔인한 전쟁을 공공연히 벌이고 있는 나라에 차관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인권주의자들에게는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서방의 한고위관계자는 이번 문제를 "IMF 50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험"
이라고 표현했다.
IMF의 첫째 고민은 러시아가 차관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일이다.
사실 러시아의 95년 예산은 IMF가 볼때는 문제가 있다.
러시아는 예산적자가 국민총생산(GNP)의 7.8%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IMF는
10%로 추산하고 있다.
IMF는 러시아가 원조를 받으려면 이같은 적자폭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가 원유수출을 자유화하겠다는 약속을 잘 지키는지도 IMF가 감시해야
할 일이다.
러시아 경제안정의 성공여부도 IMF의 걱정거리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경제는 안정되는 듯 했었다.
8월 물가는 4%로 낮아졌다.
산업생산의 급락세도 주춤했다.
그러나 10월들어 폭락한 루블화는 인플레이션 급등에 또다시 불을 댕겼다.
12월물가는 16%나 치솟았다.
러시아정부는 현재 경제의 기본틀조차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우려는 러시아정부가 실제 개혁을 할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체첸전쟁은 러시아에 재정곤란 뿐아니라 정치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러시아가 체첸전쟁을 계기로 보수주의정부로 회귀하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서는 보수주의자들이 체첸사태로 오히려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세력이 약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어느쪽의 예측이 적중할 지는 아직 알수 없는 일이다.
IMF로서는 그러나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을 민주주의와 경제개혁의
주창자로 계속 믿고 지지해 줄것인지 여부가 가장 큰 딜레마이다.
미행정부는 옐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도 계속 지지의 뜻을 보내고 있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의 민주화와 시장개방은 계속돼야하며 서방의 지원은
이같은 목적에 쓰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MF가 논쟁을 피해가면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기금의 일부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면피성 해결책은 러시아 개혁을 실패로 몰아넣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러시아개혁의 성공여부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은 지금은 러시아에
지원금을 줄 때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IMF의 지원이 오히려 경제안정을 지연시키고 개혁이미지를 손상
시키는 결과만 빚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IMF의 지원취소결정은 곧바로 인플레이션급등과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대통령의 반대파인 보수세력을 강화시켜 국가통제가 강화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러시아 예산편성에서 핵심역할을 한 세르게이 알렉사쉐노코 러시아재무차관
은 "서방세계가 돈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개혁주의자 전부가 힘을
잃게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서방세계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러시아의 경제개혁에 대한 불신이나 체첸
침공에 대한 도덕적 회의를 훨씬 압도하고 있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