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조합아파트의 취득세부과대상은 조합원인데도 행정관청이 잘못
알고 주택조합으로부터 취득세를 거둬들였더라도 반환해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지난해 "주택조합에는 취득세를 부과할수 없
다"고판결한 이후 조합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의 반환여부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조합측과 행정관청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그러나 납세자인 조합들은 대법원이 조합에 물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결하고서도 반환문제에 대해서는 교묘한 법리로 거꾸로 판결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석수 대법관)는 25일 (주)대한항공 제2직장주
택조합등 4개조합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에서 이같이
판시,원고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택조합은 조합원의 자금으로 아파트를 신축,
분양하하므로 조합아파트의 실재취득자는 조합원인 만큼 취득세도 조합
이 아닌 조합원에 물려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원고조합들이 사
업계획승인을 받고조합명의로 가사용승인을 받는등 행정관청이 취득주
체를 오인할 사정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행정관청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결의 의미는 잘못 낸 세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이나
과세관청등의 과세행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야 하는데도 여
러 여건상 행정관청의 하자가 중대하기는 하지만 명백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원고조합들은 서울 도봉구 쌍문동 240의 2일대 9필지 7천7백82 지상
에 1백92세대분의 조합아파트를 지은 후 도봉구청장으로부터 가사용승
인을받아 분양했으나 서울시가 1억7천3백여만원의 취득세를 물리자 소
송을 냈었다.

한편,원심에서는 지난해 대법원판결을 존중,조합으로부터 거둔 취득
세는 서울시의 부당이득금이라고 판결해 원고승소판결을 내렸었다.

<고기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