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 (주)대우건설 사장 >

말레이시아에는 여러 인종이 공존하고 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 파키스탄 사바.사라와크등이 각각 문화와
생활관습을 지키면서 서로 협조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말레이시아가 국가적 차원에서 21세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 나라는 자원 의존형 산업의 비중을 낮추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비자원 의존형 산업정책을 펼치며 외국인에 대해 문을 활짝 연지
오래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단독투자 내지는 합작투자형태로 말레이시아에
모여들고 있다.

이는 마하티르 총리의 국제적 비즈니스 감각에서 비롯된 정책이다.

마히티르 총리는 1년중 반을 해외에서 보낸다.

공무로 출장을 가든지,개인적으로 여행을 가든지 항상 그의 뒤에는
비즈니스가 따른다.

필자의 회사도 말레이시아에서 미화 3억달러나 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2개나 수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말 수주한 3억40만달러의 비전시티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에 말레이시아가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비전
2020"구상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이 사업은 1백% 민간 프로젝트인데도 마하티르 총리는 사업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따라서 지난 12월27일의 계약식 행사도 마하티르 총리가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 거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호텔 상가등이 들어서는 복합빌딩으로서 쇼핑몰
중앙에 높이 30m나 되는 대형 수족관이 설치되도록 설계되어있다.

이 수족관에 아리따운 여자가 잠수복을 입고 물고기들과 함께 수영하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그러나 마하티르 총리는 30m의 수압을 견딜수 있게 설계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던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과히 송곳 총리(?)다운 지적이었다.

필자는 지난92년부터 업무관계로 다섯차례나 총리를 만났다.

항상 여유있고 서민적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는 휴일이면 손수 차를 몰고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간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한국식당에도 자주 간다.

예리하면서도 소박한 마하티르 총리에게 호감이 가지 않을수 없다.

말레이시아가 우리를 앞질러 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도 팔을 걷어 올리며 풍요의 21세기를 향하여 도전해야 한다.

선진국에의 진입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