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채권에 대한 외국인매수물량도 대부분 국내금융기관들이 설립한 역외
펀드를 통한 주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작년7월 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전환사채(CB)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허용된 이후 작년말까지 외국인들은 모두 3백60억원어치
를 순매수해 전체 취득한도(8백17억5천만원)의 44.0%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펀드설립과 자금운용이 손쉬워 대부분 국내금융기관들이 역외
펀드를 만든 아일랜드(2백20억원)와 말레이시아(47억원)가 2백67억원으로
사실상 한국계자금이 외국인매수규모의 72.0%나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지난해 주식부문에서 아일랜드와 말레이시아를 통한 순매수규모가
8천49억원으로 전체 외국인순매수규모(9천3백4억원)의 86.5%에 달하는등
주식과 채권부문 모두 한국계자금이 외국인매수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금융기관들이 아일랜드와 말레이시아를 통한 우회투자에
나선 것은 이들 지역에선 투자회전율제한이 없고 설립절차가 간단한데다
증권사들의 외국인약정경쟁이 치열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