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여신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던 상업은행과 서울신탁은행의 자구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한발 앞서 자구노력을 시작한 상업은행의 경우 이미 상당수의 부실을
떨어내고 조흥 제일은행등 1위권 은행들을 추격하고 있다.

서울신탁은행도 자구노력에 점점 가속이 붙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인건비를 줄이는등 "제살깍기"는 아직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감독원이 2일 발표한 두 은행의 경경개선대책 추진현황을 살펴본다.

<>상업은행=93년 8월 경영개선대책발표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수지개선효과
가 약5천5백92억원으로 가장 큰 골치덩어리였던 (주)한양관련 원금손실액
4천4백13억원을 완전 보전했을뿐아니라 97년까지의 자구계획기간중
수지개선목표(6천1백88억원)의 90.4%를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지난해말까지 당초 계획했던 8백80명보다 1백20명
많은 1천명의 인원을 줄였다.

또 장부가격이 4백90억원인 상업증권을 제일은행에 3천5백억원을 받고
팔았고 10개의 지점을 출장소로 "격하"시켰으며 국내출장소와 해외사무소
(홍콩) 각각 1개씩을 폐쇄했다.

비업무부동산등을 당초 계획보다 59억원 많은 1백90억원어치 매각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인건비지출등 경비집행 실적은 연간집행계획보다 3백27억원
초과 집행했다.

물건비는 당초 계획보다 3억원 절감했으나 인건비부문의 절감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같은 자구노력으로 상업은행의 지난해 업무이익은 93년보다 1백49%
늘어난 5천9백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천8백85억원(46.0%) 늘어난 규모다.

한편 지난해 3천4백76억원의 대손상각을 실시,부실여신비율이 93년말 4.6%
에서 0.6%로 대폭 개선됐다.

또 업무이익의 87%인 5천2백5억원을 대손충당금(3천6백22억원)등 각종
충당금으로 적립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94년 3월의 22.4%에서 연말엔
54.8%로 증가하는등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서울신탁은행=상업은행보다 8개월 늦은 지난해 4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94-98)"을 수립했으나 연말까지 수지개선효과가 2천7백70억원으로
5년간 수지개선목표(6천5백84억원)의 42.1%를 달성했다.

지난해 조기명예퇴직제를 통해 4백47명을 퇴직시키는등 당초 계획했던
(4백48명보다 1백57명 더 많은 6백5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장부가격이 2백93억원인 대한증권을 교보생명에 1천7백56억원을 받고 팔아
1천4백63억원의 매각이익을 남긴데 이어 당초 계획대로 국내점포와 해외점포
3개씩을 폐쇄하고 4개지점을 출장소로 격하시켰다.

특히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LA현지법인은 지난 10월 조흥은행과 주식매매계약
을 체결했다.

주식매매대금은 영업권 평가금액(4백10만달러)와 실사후 확정되는
순자산평가액을 구해 결정키로 합의하고 현지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은후
매각할 계획이다.

또 93년 12월 비업무용부동산인 라이프빌딩을 6백46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4백1억원의 동산과 부동산을 매각했다.

그러나 일부 매각대상 부동산은 사겠다는 사람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
전체 부동산매각이 당초 계획(4백48억원)의 89.5%에 그쳤다.

경비집행실적은 연간집행계획의 1백4.6%로 1백31억원 더 들어갔는데 주로
인건비부문의 지출이 많았다.

이같은 자구노력 결과 지난해 업무이익은 93년보다 87.9% 늘어난 5천1백
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목표 3천8백25억원를 초과하는 규모다.

지난해 2천28억원의 대손상각을 실시,부실여신비율이 93년말 2.6%에서
94년말 2.3%로 개선되었다.

또 업무이익의 83.6%에 해당하는 4천2백77억원을 대손충당금(2천7백억원)등
각종 충당금으로 적립해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지난해 3월말의 10.5%에서
31.9%로 크게 늘었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