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임무및 핵심우위에 대한 가정이 현실과 맞아야 한다"

마크스앤드 스펜서백화점은 1920년대초 양질에다 값싼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 란제리 블라우스등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또 구입을 잘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품질의 제품을
하청업자들이 만들어 내도록 하는데서 핵심우위를 찾아냈다.

"세 부문에 대한 가정들이 모두 서로 맞아떨어져야 한다"

시장에 대한 가정과 최적의 생산과정에 대한 GM의 가정은 수십년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GM은 1920년대중반에 당시로서는 최초로 생산과정에 대한 재무적 통제와
자본배분이론을 개발, 거기서 핵심우위를 확보했다.

"경영이론은 조직전체에 걸쳐 알려지고 이해되어야 한다"

이것은 조직의 초창기에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조직이 성공함에 따라 조직의 경영이론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고 점차 이를 인식조차 못하게 된다.

경영이론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만 것이다.

그러나 문화는 원칙을 대신할수 없으며 경영이론이 바로 그 원칙이다.

"경영이론은 끊임없이 시험되어야 한다"

경영이론은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이 가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와 시장 고객 그리고 기술에 관한
것이다.

훌륭한 경영이론에는 스스로 변신할수 있는 능력이 내장되어 있어야 한다.

어떤 경영이론은 아주 강력하기 때문에 장기간 유효하지만 모든 경영이론은
언젠가는 진부하게 되고 타당성을 잃게 된다.

이것이 바로 1920년대에 미국의 대기업들이 초석으로 삼았던 경영이론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GM과 AT&T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IBM도 마찬가지다.

경영이론이 낙후된 조직이 1차적으로 보이는 반응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척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미봉책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미봉책은 절대로 성공할 수가 없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방책이 필요하다.

다시말해 조직내에 경영이론을 감시하고 테스트할수 있는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다음에는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퇴보하는 경영이론을 재조명하여 환경의 새로운 현실과 임무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새로운 핵심우위를 개발 습득하여 이에 맞도록
조직의 행동을 조화시킴으로써 정책과 관행을 바꿀수 있는 효과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방조치"

단지 두 종류의 예방조치가 있을 뿐이다.

첫번째 조치를 나는 "포기"라고 부른다.

3년마다 기업은 만일 우리 회사가 이미 이것을 채택하지 않고 있었다면
과연 우리는 현재 이것을 채택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포기없이는 조직은 이내 사건에 치이고 만다.

시작해서는 안됐을 일이나 더이상 해서는 안되는 일에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기 십상이다.

기업의 경영이론이 낙후될때 주어지는 기회를 건설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두번째 예방조치는 기업밖에서 일어나는 일, 특히 비고객을 관찰하는
것이다.

기업의 고객에 대해 가능한한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의 징후는 기업의 비고객으로부터 나타난다.

비고객은 항상 고객보다 수가 많은 법이다.

미국 백화점업계는 약20년전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을때 고객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연구하고 조사했다.

그러나 자신의 고객에 대해서만 연구했기 때문에 베이비붐세대의 맞벌이
주부들에게는 백화점에서 쇼핑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감지할수
없었다.

이를 깨달았을때는 벌써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었다.

조직은 시장중심적이 되어야 한다.

"조기진단"

문제를 빨리 포착하려면 경영자들은 이상징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영이론은 조직이 추구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진부화되게
마련이다.

AT&T는 미국의 모든 가정과 기업에 전화를 제공한다는 기업의 임무를
1950년대 중반까지 이미 완수했다.

당시 일부 중역은 미래의 성장사업부문인 장거리전화서비스와 국제통신사업
부문을 분리하는등 기존의 경영이론을 재조명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들의 주장은 별로 주의를 끌지 못했다.

몇년후 AT&T는 기울기 시작했으며 불공정거래법때문에 강제적으로 해체를
행함으로써 간신히 살아남을수 있었다.

빠른 성장 역시 조직의 경영이론에 문제가 있다는 확실한 조짐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규모가 두세배로 성장한 회사는 기존의 경영이론범위를
벗어났다는 증거다.

경영이론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좀더 확실한 조짐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회사나 경쟁사의 예기치못한 성공이며 다른 하나는 예기치못한
실패다.

일본수입차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이 고전할때 크라이슬러가 거의
우연히 개발한 지프와 미니밴의 매출이 급증했다.

소비자들은 이들 차종을 승용차용으로 샀으나 통계상으로는 상용차로
집계됐다.

이들 차종시장은 처음부터 소득계층에 좌우되는 시장이 아니었으며 중고차
가격에 별영향을 받지 않았다.

경트럭의 선두주자인 GM이 이를 눈여겨 봤다면 시장과 핵심우위에 대한
가정이 타당하지 않음을 진작에 발견했을 것이다.

"치료"

전통적으로 우리는 마술지팡이를 흔들어 병든 조직을 구제해줄 기적의
치유사같은 사람을 찾아왔다.

그러나 경영이론을 만들고 유지하며 회복하기 위해서는 천재가 필요한게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다.

사실 경영이론을 효과적으로 바꾼 최고경영자도 상당수 있다.

고수익을 가져다주는 획기적인 의약품개발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머크사를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변신시킨 이회사 경영자는 상표없는 약과 비처방약품을
취급하는 대형유통업체를 인수함으로써 회사의 경영이론을 급격하게
바꾸었다.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소니사도 역시
수년전에 경영이론을 바꾸었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를 인수함으로써 하드웨어 제조업체보다는 하드웨어의
수요를 창출하는 소프트웨어 제조업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적의 치유사가 한명 있으면 유능한 경영자가 있음에도 불구
하고 휘청거리는 회사가 수십개 있다.

이들 치유사들은 목적을 달성하고 빠른 성장을 유지하려면 경영이론을
재조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들은 예상치못한 실패를 부하직원의 무능이나 사고따위로 돌리지 않고
시스템실패의 징후로 파악한다.

그들은 이론의 진부화가 퇴행적일 뿐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
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퇴행성질병은 꾸물댄다고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호한 행동을 필요로 한다.

< 정리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