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육류 자동차 의료장비등의
시장개방 확대를 겨냥,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고위소식통이 3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한.미 양국은 지난달 19,20일 이틀동안
워싱턴에서 임시 무역실무회의를 가졌으나 현안 협의결과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한국에 대한 시장 접근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라는 결론을 냈으며 WTO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 압력을 가할지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캔터미무역대표(USTR)는 오는 6일과 13일 워싱턴에서
공로명외무부장관및 박재윤통상산업부 장관과 각각 갖기로 한 회담에서
육류 자동차 의료장비등의 대미개방확대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양국은 이어 오는 27일부터 3월3일까지 워싱턴에서 무역실무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이들 일련의 양자접촉에서 미국측 요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WTO등 다자간 채널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은 한국의 육류 수입요건이 미국제품을 사실상 차별하는
것이며 자동차분야에서도 사실상 외제차 판매를 어렵게 관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의료장비에서도 한국정부는 일본과 EU(유럽연합)도 수용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검사를 인정하지 않고 자체 검사를 시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게 미국측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