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청약예금의 해지를 둘러싸고 은행과 고객간에 심한 마찰이 빚어
지고 있다.

3일 금융계에따르면 은행들은 돈을 빌려준뒤 공모주예금에 가입토록한
경우 예대상계를 통해 이를 해소하라는 한은의 요청에 따라 가입자를 대
상으로 예대상계를 유도하고 있으나 고객들이 강하게 반발,실적은 지지부
진한 상태다.

5대시중은행이 공모주예금가입을 조건으로 빌려준 대출금중 지난2일까지
예대상계를 통해 회수한 돈은 1천1백9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당초 한은이 이들 은행에 할당한 목표(은행당 공모주예금잔액의 30
%)1조3천4백40억원의8.3%에 불과한 실적이다.

은행관계자들은 지난해 공모주예금을 유치하기위해 예금액의 90%까지 돈
을 빌려준다며 가입을 유도한 고객에게 돈을 반강제적으로 갚으라고 요구
하고 있지만 이에 쉽게 응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1천8백만원을 대출받아 2천만원을 공
모주예금에 가입한 회사원 박모씨(34)는 "대출을 해준다고 먼저 제의했던
은행이 이제와서 대출금상환을 종용하는 것은 은행 공신력을 깎아 내리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잘 아는 고객이나 직원가족들만을 대상으로 예대상
계를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한은이 대출금회수를 지시한 4일까지의 회수실적은 목표에 현저
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은행들에게 공모주예금잔액의 30%정도를 예대상계를
통해 해소토록 요청했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