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실권자 등소평이 사망하더라도 실용주의자들의 집권이 유지될
것으로전망돼 한국과 중국간의 교역이나 한국의 대중투자는 안정적인
확대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산업부를 비롯한 관계당국은 등소평의 건강상태가 악화됨에
따라 각종 정보채널을 가동,등소평이후의 중국정세전망및 이에따른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정부는 양국관계를 고려해 "등소평이후"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자제하고있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이데올로기가 쇠퇴하고 인민의 경제성장에 대한
열망및 국제기구가입추진등 개방화의 진전으로 등소평이 사망하더라도
개혁및 개방노선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관계당국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다만 등이후 강력한 중앙정부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결정권한의
지방정부이양이 가속되고있어 지방분권화촉진이 양국관계에 가장
큰 변수가 될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등이후 집권시나리오는 크게 세가지. 등소평의
구도대로 강택민을 중심으로 한 실용주의자(교석,이붕,주용기등)의
집단지도체제로권력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것,현재 권력체제로부터
소외된 보수주의자(양상곤등)와 자유주의자(조자양등)등 엘리트그룹의
반란, 군부와 강경론자들을중심으로 한 민족주의의 대두등 세갈래다.

정부는 이같은 전문가들의 집권시나리오중 실용주의자를 중심으로한
집단지도체제구축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2-3년간 단기적으로는 군부의 정치중립성,경제성장지속
등이 예상되고 2000년이전도 인플레이션및 실업등에 따른 경제적 불안이
초래되지 않는한 실용주의자들의 집권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2000년이후에는 경제성장지속에 따른 시민의식형성으로 공산당
일당독재와의 충돌가능성,지역및 계층간소득격차등으로 정권동요발생도
배제할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중국정세전망대로라면 2000년까지는 현재같은 양국의
교역확대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00년이후 중국정권의 불안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날수 있으나 이미 개방이 진전된 상태여서보수공산주의체제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정국불안이 양국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이라는게 관계당국의 예상이다.

정부는 이와관련,한국투자기업의 중국정세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고 지방분권화에 대비해 지방과의 협력관계및 양국간신뢰를
강화하는등 나름대로의 대응방안마련에 착수했다.

기업의 대응능력제고와 관련,주중대사관이 파악한 동향을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수시로 알려주고 종합상사등 중국진출기업간의
정보교환도 촉진하기로했다.

이밖에 KOTRA,무역협회등 대중진출기관의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중국의 지방분권화에 대비, 중국의 지역별 한국상회의 활동이나
중국지방정부와 한국간의 통상협력활동및 유력한 중국지방인사초청을
넓혀나가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함께 중국의 국제기구가입을 지원하고 APEC에서의 협력등을
통해 중국의 체제안정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통산부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투자대상국인데다 양국간 교역규모도
급신장하고 있어 중국정세변화에 따라 한국경제의 장래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며 "등소평이후에 대비한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4일자).